'채상병 수사방해 의혹' 이시원·임기훈 첫 재판..."증거·공소사실 재정리해야"
[파이낸셜뉴스]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사건 기록 회수를 지시하는 등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실 참모들과 전직 경찰 간부들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5일 이 전 비서관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최주원 전 경북경찰청장, 노규호 전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특검이 기소한 각 혐의에 대한 증거를 두고 양측이 부딪히며 심리 분리와 증거조사를 위해 다음달에도 준비기일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당시 해병대 채모 상병은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군 지휘부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는 내용의 초동 수사 결과를 정리해 관할인 경북경찰청에 정식 이첩했다.
이후 국방부 상부로부터 보류 지시가 내려왔고, 경북경찰청 사건 기록은 당일 저녁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회수됐다. 이 과정에서 박정훈 대령은 상부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된 뒤 군형법상 항명 혐의로 입건돼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적시된 개별 행위와 법리적 쟁점이 서로 나뉘는 점을 고려해, 향후 재판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혐의별로 심리를 분리하고 증거목록을 정리하기로 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각자의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다투거나 정당한 직무 집행에 해당한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최주원 전 청장 측 역시 수사기록을 넘겨준 조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검은 이시원 전 비서관과 임기훈 전 비서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및 압수수색 관련 비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국방부 등에 누설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최주원 전 청장과 노규호 전 수사부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정당하게 이첩한 사건 기록을 적법한 절차 없이 국방부 검찰단에 다시 반환하도록 지시한 행위에는 경찰의 독립적인 수사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적용했다.
이 전 비서관 측은 특검이 제출한 증거가 위법적으로 수집됐다고 맞섰다. 김 전 사령관의 혐의로 공수처에서 확보한 녹취록이 다른 특검을 거쳐 특검에 넘겨졌다는 주장이다.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열람·등사 역시 특검측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특검에 다음 기일까지 열람·등사를 허용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거목록 역시 공소사실별로 구분되지 않았다며 재정리를 지시했다. 이 전 비서관과 임 전 국방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사건은 다음 달 17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제출 증거와 공소사실 사이 거리가 먼 최 전 청장과 노 전 수사부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은 분리해 심리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