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킹 당하면 속수무책?…전문가 83.6% "보험 대비 미흡"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들이 사이버 공격에 따른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기업이 직면한 사이버 위험 수준에 비해 보험 가입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80%를 웃돌면서,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위험 인식을 높이고 보험시장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사이버보험시장이 법적 의무보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응답도 82.7%에 달했다. 기업들이 사이버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자발적인 보험 가입을 통한 재무적 대비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보험 가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는 경영진의 낮은 사이버 위험 인식이 꼽혔다. 응답자의 66.4%가 이를 시장 성장의 주요 제약요인으로 지목했다. 보험료 부담을 꼽은 응답은 10.0%에 그쳤다. 보험료 자체보다 사이버 위험을 경영 차원의 핵심 리스크로 인식하지 못하는 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의 사이버 위험관리 체계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2.3%는 현재 기업의 사이버 위험관리가 정보기술(IT) 부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91.7%는 사이버 위험을 재무적 손실과 법적 책임, 영업중단 등을 포괄하는 전사적 위험관리(ERM)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사이버 공격은 정보 유출이나 시스템 장애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사업 연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보안 부서 차원의 기술적 대응을 넘어 경영진이 위험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사이버보험의 역할을 사고 발생 이후의 손해 보상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전 위험진단과 사고 예방 서비스를 보험과 연계해 기업의 위험관리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사이버 위험에 대한 공공과 민간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89.4%는 국가 배후 사이버 공격이나 기반시설 마비 등 민간보험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이버 위험이 대형화할 경우 민간보험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공공과 민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사이버 위험이 기업의 재무적 손실과 영업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후 보상뿐 아니라 사전 예방까지 아우르는 위험관리 체계가 중요하다"며 "보험업계와 협력해 사이버 위험평가체계 표준화와 보험 활용도를 높이고, 국내 사이버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