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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오열하는데...아역배우 출신 20대男 사망 사고, 'AI 영웅놀이'로 소비한 트럼프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영상=트루스소셜
영상=트루스소셜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랑이에게 공격당해 숨진 영국 남성과 공격 장면이 담긴 영상을 1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 출처: 트럼프 트루스소셜) 2026.10.14.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랑이에게 공격당해 숨진 영국 남성과 공격 장면이 담긴 영상을 1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 출처: 트럼프 트루스소셜) 2026.10.14.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동물원에서 호랑이 공격을 받아 숨진 청년의 참변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데 이어, 자신이 호랑이와 뒹굴며 길들이는 인공지능(AI) 합성 영상까지 잇따라 게시해 거센 국제적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 유족이 고통을 호소하며 영상 확산 중단을 간청했음에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에 현지 누리꾼은 물론 열렬 지지층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참변 영상 올리며 "자연 건드리지 마라"…백악관 공식 계정까지 공유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지난 10일 영국 요크셔 야생동물공원에서 발생한 호랑이 공격 사고 현장 영상을 게시했다.

약 41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는 관람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피해 남성이 약 200kg의 시베리아 호랑이 '알타이'에게 옷을 물어뜯기고 앞발로 공격당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과 함께 "절대로 자연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Never mess with nature)"는 훈계조의 문구를 남겼다. 이 영상은 백악관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으로도 리트윗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약 1분 뒤 맹수가 사람을 공격하는 또 다른 영상에 경쾌한 음악을 입혀 올리기도 했다.

몇 시간 뒤엔 '호랑이 길들이는 트럼프' AI 영상…피해자 손동작 조롱 논란

파문은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23초 분량의 AI 생성 영상을 추가로 게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해당 AI 영상에는 정장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이 달려드는 호랑이를 맨손으로 제압해 바닥에 함께 넘어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가락질하자 호랑이가 달아나고, 이어 맹수를 끌어안고 장난을 치거나 미소 지으며 포옹하는 등 호랑이를 완벽히 '길들인' 듯한 모습이 담겼다.

특히 영상 속 트럼프 대통령의 손동작이 실제 사고 당시 숨진 남성이 호랑이를 향해 취했던 제스처를 흉내 내는 듯한 모습이어서, 비극적인 사망 사고를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숨진 청년은 아역배우 출신…유족 "심각한 고통, 유포 멈춰달라" 호소

사고로 숨진 남성은 영국 버킹엄셔 출신의 윌리엄 채프먼(24)으로 확인됐다. 어린 시절 영국 방송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출신인 그는 사고 당일 다른 관람객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한 뒤 울타리를 넘어 우리 안으로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앞서 영국 경찰은 시민들에게 "충격적인 사고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하지 말아 달라"고 강력히 당부한 상태였다. 채프먼의 유족 역시 성명을 통해 "윌리엄은 따뜻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청년이었지만, 수년간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으며 강력한 약물 치료를 받아왔다"며 비극적인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극심한 불쾌감을 주는 사고 영상을 게시하고 퍼뜨리는 행위는 가장 취약한 시기에 놓인 유족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긴다"며 영상 삭제와 확산 중단을 간곡히 호소했다.

이 같은 유족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일국의 국가수반이 비극적인 인명 사고 영상을 무분별하게 확산시키고, 이를 개인의 우상화용 AI 콘텐츠로 소비하자 국내외에서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사망 사건을 자신의 영웅 놀이에 이용했다", "한 인간의 비극을 두고 최소한의 공감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 사이에서도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신을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그동안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 왔지만, 생명이 희생된 사고를 두고 올린 이번 게시물은 도저히 옹호할 수 없다"며 그의 판단력에 깊은 회의감을 드러냈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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