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가 반한 AMG"…메르세데스-AMG S 63 E 퍼포먼스 [기똥찬 모빌리티]
S-클래스 최초 AMG 전용 그릴, 흰색 무광 도장
V8 612마력에 모터 190마력, 합산 802마력
AMG 라이드 컨트롤 플러스…동승자 "승차감 가장 좋아"
다만 복합연비 7.9㎞/ℓ…전기 주행 25㎞에 그쳐
[파이낸셜뉴스]오른발에 힘을 실었다. 실내에 낮은 울림이 깔리면서 귀보다 등이 소리를 느낀다. 속도는 빠르게 붙는데 차체는 앞뒤로 들썩이지 않고 수평을 지킨다. 2억9900만원짜리 S-클래스, 메르세데스-AMG S 63 E 퍼포먼스다.
이 차는 2024년 5월 국내에 나왔다. 국내에 출시된 AMG 모델 가운데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이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역대 S-클래스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소개한다.
외관의 변화는 앞에서 시작된다. S-클래스 최초로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이 들어갔다. 세로로 선 루브르 위에 삼각별이 앉았다. 보닛 위에 서 있던 삼각별 엠블럼은 실버 크롬과 블랙을 섞은 AMG 로고로 바뀌었다. 21인치 AMG 단조 휠과 전용 사이드실 패널이 옆선을 낮게 눌러준다.
첫인상을 좌우하는 건 흰색 무광 도장이다. 빛을 튕겨내지 않고 머금는 표면이라, 실물로 마주하면 고급스러운 인상이 한층 짙다. 전장 5335㎜, 전폭 1920㎜, 전고 1515㎜, 휠베이스 3216㎜. 덩치는 S-클래스 그대로인데 인상은 날이 서 있다.
실내는 나파 가죽에 독특한 스티치를 더한 시트가 중심을 잡는다. 앞좌석 헤드레스트에는 AMG 엠블럼이 새겨졌고, 스티어링 휠은 트윈 스포크 형태의 나파 가죽 AMG 퍼포먼스 휠이다. 2세대 MBUX 위에 AMG와 하이브리드 전용 화면이 더해졌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디지털 라이트, 원격 주차 패키지,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MBUX 하이엔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MBUX 인테리어 어시스턴트 등도 갖췄다.
가격의 상당 부분은 보닛 아래에 있다.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이 612마력,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PSM)가 190마력을 낸다. 둘이 함께 돌면 최고출력 802마력, 최대토크 124.3㎏·m다. 엔진만 얹었던 이전 세대 S 63(V222)보다 출력이 190마력 높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3.3초로 0.2초 빨라졌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 시프트 MCT 9단, 구동은 AMG 퍼포먼스 4MATIC+ 완전 가변형 사륜구동이다. 최고속도는 250㎞/h다.
소리는 이 차가 값을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속도를 올리면 V8의 울림이 커지기보다 두꺼워진다.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이미 원하는 속도에 닿아 있다. 가속은 거칠게 떠밀지 않고 매끈하게 길어진다.
배터리는 새 냉각 모듈을 적용한 13.1㎾h 용량이다. 국내 인증 기준 전기로만 최대 25㎞를 달리고, 일렉트릭 모드에서는 시속 140㎞까지 엔진 없이 간다. 배터리가 바닥나거나 더 큰 힘이 필요하면 스스로 컴포트 모드로 바꾸고 엔진을 깨운다. 주행 모드는 이를 포함해 일렉트릭, 컴포트, 배터리 홀드, 스포츠, 스포츠+, 슬리퍼리, 인디비주얼 7가지다.
승차감은 이 차에서 가장 의외였던 대목이다. 하체는 AMG 라이드 컨트롤 플러스 서스펜션이 맡는다. 차고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에어 서스펜션에, 운전 조건과 속도, 하중에 따라 완충 설정을 바꾸는 어댑티브 댐핑을 묶었다. 네 바퀴를 따로 제어하고, 시속 120㎞를 넘으면 차체를 최대 10㎜ 낮춘다. 뒷바퀴를 약 3도 꺾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과 AMG 고성능 세라믹 브레이크도 들어갔다.
운전석에서 받은 인상도 그랬지만, 더 분명한 평가는 옆에서 나왔다. 서울 노원구와 경기 판교 일대를 오가며 근교 위주로 달리는 동안 조수석이나 오른쪽 뒷자리에 앉았던 동승자는 "타본 차 중에 승차감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AMG 배지를 단 고성능 세단에서 나온 말이라 더 눈에 띈다. 빠르게 달리려고 만든 하체가 탄 사람을 편하게 하는 데도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감안할 부분도 있다. 공인 복합연비는 휘발유 기준 7.9㎞/ℓ, 전기 기준 2.3㎞/㎾h다. 전기로만 갈 수 있는 거리가 25㎞라 장거리를 전기로 버티는 차는 아니다. 길이 5m를 훌쩍 넘는 차체는 좁은 골목에서 부담이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