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공장 화재, 180통 '화약고' 방치 의혹…추미애 "단속 강화"
소방관 6명 등 8명 사상 낸 화재 현장서 인화성 물질 용기 180여 통 발견
해당 공장 위험물 허가 이력 전무…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서도 빠져
추 지사 현장 방문 "사각지대 점검할 것"…소방당국, 허가 대상 여부 등 조사
[파이낸셜뉴스] 소방관 등 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의 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다량의 인화성 물질 용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특히 해당 공장은 위험물 취급 허가를 받은 이력이 없어, 불법 보관 여부 등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1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지상 5층짜리 금속사출 인쇄(도장)공장 3층 세척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시간 28분 만에 완전히 꺼졌지만, 현장에서는 제4류 위험물에 해당하는 제2석유류(기어유·실린더유 등) 등 인화성 물질이 보관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 180여 통이 발견됐다.
문제는 20L짜리 등을 포함한 다수의 용기가 널브러진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장은 위험물 취급 관련 허가를 받은 이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관련 법령상 제2석유류는 비수용성 액체 1000L(리터), 수용성 액체 2000L 이상일 경우 관할 소방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지정 수량을 초과해 무단으로 보관했다면 소방 점검 대상에서 누락된 '안전 사각지대'에서 화약고를 안고 있었던 셈이 된다. 소방당국은 현장 적재 물질들로 인해 불길이 급격히 번진 것으로 보고, 성분을 분석해 실제 보관량과 위험물 허가 대상 여부를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공장은 층마다 다른 업체가 입주한 이른바 '아파트식 공장'으로 건물 전체 건축 면적이 362㎡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자동화재탐지설비는 설치돼 있었으며, 건물 관리업체는 최근 3년간 자체 소방 점검에서 '이상 없음' 보고서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선착대로 투입됐던 40대 소방대원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이 중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다른 소방관 4명은 열탈진 등을 호소했고, 공장 관계자 2명도 연기를 마시는 등 총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불의의 사고에 즉각 대응한 소방관들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부천의 소규모 공장 밀집 지역뿐 아니라 경기도 전역에 이런 공장들이 산재해 있다. 위험물질 취급 사업장을 사전에 파악해 단속하고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은 17일 오전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함께 인화 물질 보관·취급 실태 등 위법 여부를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