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저 흉측한 게 대체 뭐길래"...파로호 물속 가득 채운 괴물체에 주민들 '발칵'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화천 파로호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출처=연합뉴스
화천 파로호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강원 북한강 상류인 화천 파로호 일대에서 외래 수중 생물인 '큰빗이끼벌레' 군체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유속이 정체된 구간을 중심으로 덩어리 형태의 군체가 번식하면서 어민 피해와 수질 악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17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도송리 파로호 내 관광지 '하트섬' 일대 얕은 수심에서는 거대한 도롱뇽 알집 모양을 한 큰빗이끼벌레 군체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군체는 육지와 섬을 연결하기 위해 흙을 쌓아 올린 성토 구간 주변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었다. 물 흐름이 차단돼 물이 고이기 쉬운 지형적 특성이 서식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로호 일대에서 이처럼 큰빗이끼벌레가 대규모로 목격된 것은 이례적이다.

현장 어민들은 조업 차질을 호소하고 있다. 내수면 어업인 유모(67) 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유난히 가물거나 기온이 높을 때 징그러운 덩어리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며 "이 생물이 번성하면 어획량이 뚝 떨어져 생계에 적잖은 타격을 입는다"고 토로했다.

태형동물문에 속하는 큰빗이끼벌레는 1㎜ 안팎의 미세한 개체들이 젤라틴질 분비물 위에 뭉쳐 커다란 럭비공 형태를 이루는 외래종이다. 겉모습이 반투명 젤리 형태를 띠어 봄철 산란하는 도롱뇽 알집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표면의 갈색 점들이 개별 동물 개체이며 수온이 높은 시기에 불규칙한 대형 덩어리로 번식한다는 차이가 있다.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번식을 둘러싼 환경적 해석은 엇갈린다. 2014년 4대강 유역 창궐 당시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를 토대로 "자체적인 생태독성이나 어류 유해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큰빗이끼벌레의 출현 배경인 '수류 정체'와 '먹이원'에 주목한다. 주 먹이원인 녹조와 수중 미생물이 풍부하고 물 흐름이 막힌 곳에서 급증하는 특성상, 대량 출현 자체가 수질 악화와 하천의 호소(호수)화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큰빗이끼벌레는 통상 수온이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늦가을부터 한 달에 걸쳐 자연 사멸한다. 그러나 군체가 물속에 남긴 휴면아가 이듬해 봄 다시 발아하는 만큼, 유속 저하 구간에 대한 정밀 점검과 지속적인 수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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