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해 놓고 통보도 안 해"…사우디 메카 사원서 음란 행위 남녀 '사형'
[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 최대 성지인 메카의 한 모스크(사원) 내부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방글라데시 국적 남녀 2명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전 통보 없는 신속한 사형 집행에 반발하며 공식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 외교적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걸프뉴스와 방글라데시 매체 프로톰 알로 등에 따르면, 사우디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방글라데시 국적의 나즈룰 이슬람 압둘 바시르와 시티 아크타르에 대한 사형을 지난 14일 메카 지역에서 집행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메카 시내의 한 모스크 안에서 음란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사우디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종교시설의 신성함을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 범죄라고 판단해 이슬람 율법(샤리아)상 판사의 재량으로 형벌을 정하는 '타지르(Ta'zir)' 규정을 적용, 사형을 선고했다. 판결은 상급 사법 당국의 승인과 국왕의 집행 명령서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사우디 내무부는 "모스크의 신성함과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자들에게 법과 율법을 엄격히 적용해 치안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라며 "유사한 행위를 저지를 경우 누구든 왕국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우디 당국은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 언제 체포됐는지 등 상세한 사건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제다 주재 방글라데시 총영사관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사형 집행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사우디 외교부에 사실 확인 및 경위를 요구하는 공식 외교 공한을 보냈다.
양국 모두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 가입국으로, 외국인 체포·구금 시 해당국 공관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방글라데시 외교부 관계자는 "자국민 2명이 체포된 후 영사 조력이나 변호인 연락도 없이 이토록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형이 집행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사우디는 강력 범죄뿐 아니라 마약 밀매, 종교적 신성모독 등에 대해서도 사형을 광범위하게 집행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최소 34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유엔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불투명한 사법 절차와 가혹한 처벌을 문제 삼고 있으나, 사우디 정부는 자국 법체계에 따른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