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 계기 개헌 띄우는 李…국민의힘 설득이 관건
이틀 연속 헌법 전문 수록 실천 촉구 연임 목적·정계개편용 개헌론에 반박 민생 현안 대응 속 후속 협의 주목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마민주항쟁 47주년을 계기로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때"라며 개헌 논의를 거듭 촉구했다. 부마항쟁·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여야가 뜻을 같이해왔다는 점을 들어 국회에 실천을 요구했다. 다만 올해도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개헌이 무산된 만큼, 대통령의 촉구가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려면 야당을 설득할 강력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토론에 국회가 조속히 나서주시기를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5·18 정신과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라고 하는 것은 여야 없이 모두가 때만 되면 하던 이구동성 아니었습니까"라며 정치권의 실천을 요구했다. 두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은 "우리 국민들의 피어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같은 요구를 한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개헌이 자신의 연임이나 정계개편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그는 "개헌은 국민의힘을 포함한 국회의원 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니 제 뜻대로 개헌할 수도 없다"고 했다. 내각제나 이원집정제는 선호하는 방향이 아니라면서 "연임목적 개헌론이나 정계개편용 개헌음모론에서는 벗어나셔도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부마항쟁·5·18 정신 수록과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등을 담은 개헌안은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처리되지 못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치르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헌법 개정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여권만으로는 처리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개헌 추진 의도에도 의심을 제기해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의 연임 의사와 재판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거듭 연임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국회 처리에 필요한 야당의 협조를 얻는 일은 별도의 문제다.
협상할 개헌 범위도 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강조했지만, 민주당 개헌추진단은 기본권 확대와 삼권분립 강화, 권력구조·정치제도 개선도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전문 수록부터 합의할지, 다른 제도 개편까지 함께 추진할지에 따라 여야가 협의할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연임 의사가 없다는 설명으로 야당이 제기한 걸림돌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지난달에는 내년 3~4월까지 합의안을 마련해 상반기 별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당들이 선거 유불리를 따지게 될 수 있어 2028년 총선과 거리를 두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개헌 내용에 대한 합의와 함께 국민의힘의 논의 참여부터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에게는 부동산 불안과 최근 증시 급락 등 당면 현안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주요 지표들의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기대하시는 민생 회복 속도는 더디다"며 주거·일자리·금융을 올해 남은 기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은 국회가 주도해 합의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국회에서 합의해서 하는 게 가장 모양새도 좋고 현실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권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고 봤다.
조 교수는 내년부터 정당과 정치인들이 총선 준비에 나서면 대통령이 새로운 정책을 주도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초창기에 모든 욕심을 내고 뭘 하려고 했던 모든 것들을 다 하기는 어렵다"며 임기 내 성과를 낼 과제와 장기적으로 기반을 마련할 과제를 구분하고, 민생 등 국정 성과에 선택과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성석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