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서현역 사건 때도 '반짝단속'… 위험징후 관리에 초점을 [흉기 난동, 끝없는 참극 (下)]
사건 터진 후 특별단속·순찰강화
모든 장소에서 계속할 수는 없어
실질적 예방 효과 있는지도 의문
경찰뿐 아니라 관계기관 공동대응
지역사회에서 다층적 관리 나서야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이 특별단속과 순찰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유사한 범죄가 반복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단기적인 단속 성과에도 경찰력 집중 배치가 장기적인 범죄 예방으로 이어지는지는 불분명하다. 사건 발생 이후 대응에 그치지 않고 위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상시 예방체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3일 인천 대형 상업시설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 다중밀집장소에 경찰력 배치를 확대하고 흉기 소지와 온라인 범죄 예고글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경찰이 흉기난동 대응을 위해 처음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것은 2023년 8월이다.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잇따라 흉기난동이 발생하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해 다중밀집장소 순찰과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당시 경찰은 보름여간 전국 다중밀집장소 4만7260곳을 순찰하고 흉기 관련 범죄 227건을 적발해 46명을 구속했다. 단순 흉기 소지자 93명에게는 범칙금 통고처분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마트에서 또다시 흉기난동이 발생했다. 경찰은 같은 달 28일부터 6주간 특별범죄예방활동을 벌이며 범죄 취약지역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했다. 올해 인천 사건 이후에도 다중이용시설 순찰과 흉기 관련 범죄 단속 강화가 주요 대책으로 제시됐다.
단속 실적은 확인됐지만 범죄 예방 효과가 얼마나 지속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형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이 급하게 순찰과 단속을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건 직후 순찰 강화만 반복하는 방식이 얼마나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거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흉기 소지 관련 112 신고가 집중되는 지역과 시간대를 분석해 경찰력을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흉기난동 우려 신고는 코드1 이상으로 지정해 대응하고, CCTV와 비상벨 등 방범시설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경찰청은 현재 하루 평균 800~900명 규모의 순찰 경력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지역 다중이용시설 128곳을 대상으로 각 경찰서가 치안 여건에 맞춰 순찰 장소와 인력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상가가 많아 모든 건물 내부까지 순찰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경찰은 시설 자체의 방범체계도 점검하고 있다. CCTV와 비상벨 작동 여부, 경비인력 배치 현황 등을 살펴 부족한 부분은 시설 측에 개선을 권고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4월에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도 신설됐다.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공중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처벌할 근거가 마련됐지만, 처벌 강화만으로 범죄를 예방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집중단속을 넘어 관계기관이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찰도 지난 15일 청와대 관계부처 회의에서 행정입원 활성화와 정신응급 대응 인프라 확충 등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
오 교수는 "경찰이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더라도 그 활동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종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모든 장소에 충분한 경찰력을 계속 배치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위험 대상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과 같은 범죄는 사건이 발생한 뒤 형사처벌이나 단속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지역사회에서 위험 징후를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는 다층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김예지 기자[email protected] 최승한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