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아이폰 잃어버리면 교통카드 잔액도 증발, 이용자들 '분통'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아이폰 분실하면 애플페이-티머니 잔액 환불 불가
출시 후 환불 민원에도 "현실적으로 불가능"
잔액·이자는 "사회 환원에 쓰고 있다"

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에 티머니 기능이 2025년 도입되면서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도 대중교통 결제가 가능해졌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에 티머니 기능이 2025년 도입되면서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도 대중교통 결제가 가능해졌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어이가 없죠. '편리하다'고 해서 썼는데. 카드는 잃어버려도 쉽게 재발급 할 수 있는데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잔액을 못받는다니까요."
아이폰 이용자인 20대 여성 이씨는 애플페이와 연동된 티머니를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여느 때와 같이 5만원을 티머니에 충전한 이씨는 그만 당일 아이폰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새 아이폰을 구매해도 충전된 5만원이 그대로 남아있을 줄 알았지만 사라져 있었다. 환불을 받기 위해 티머니에 문의했지만 결국 돌려받을 수 없었다. 이씨의 5만원은 그의 수중에서 증발한 것이다.

애플페이 티머니, 폰 분실하면 잔액 '증발'..데이터 관리 안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티머니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애플페이 티머니 출시 직후인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애플페이 티머니 분실 환불 민원'은 총 74건이다. 대부분 아이폰을 분실한 뒤 티머니에 환불을 요청한 민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잃은 잔액이 총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티머니가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번호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데이터를 별도로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 티머니 측의 입장이다.

애플페이 티머니 이용자가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1가지다. 분실한 아이폰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것, 즉 아이폰의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아야 하며 와이파이 또는 데이터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분실된 아이폰 내 설치된 애플페이 티머니는 아이클라우드로 이동되며, 새 아이폰의 애플 계정을 통해 이를 복구할 수 있다. 티머니 잔액이 아이폰에 탑재된 칩에 설치돼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폰 분실을 경험한 이용자들은 "비현실적"이라며 입을 모은다. 휴대폰을 잃어버릴 경우 대부분의 경우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씨는 자신은 이미 배터리가 방전된 상황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며 "배터리가 없을 때 누가 주워서 충전해주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나.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잔액·이자는 사회 환원·기금 출연에.."왜 내 돈으로 생색?"
애플페이 티머니를 분실해 돌려받을 수 없게 된 아이폰 이용자들의 잔액과 이자는 어떻게 관리될까. 5년 이상 미사용 카드 잔액과 이자는 티머니의 사회환원 활동, 또는 티머니복지재단 기금 출연으로 쓰인다는 설명이다. 티머니는 "대중교통 이용 고객의 복지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이폰을 분실해 잔액을 환불 받을 수 없게 된 이용자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이씨는 "내 돈으로 생색을 낸다는 것 아닌가"라며 "어떻게든 돌려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했으면 한다"고 했다.

티머니는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발행사가 분실 도난 신고를 받더라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 '분실 환급에 대한 부담을 고객의 부담으로 한다'는 약정을 체결한 경우 발행자는 면책된다는 사항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티머니 입장에서 고객에게 해당 금액을 돌려줄 수 있는 기술적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티머니는 고객 측에게는 "애플 글로벌 정책"이라며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실적 여건'을 핑계로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성훈 의원은 "애플의 기형적인 정책과 티머니의 수수방관으로 아이폰을 분실한 이용자들이 교통카드 충전 잔액마저 고스란히 잃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를 즉시 개선하고, 분실 시에도 잔액을 안전하게 환불 받을 수 있는 구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교통카드 #아이폰 #애플페이 #잔액 #티머니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