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혁신 아이디어 찾자"...현대차그룹 연구원들의 '창의대결' 현장 가보니 [르포]
'2026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6개 팀 시제품 선봬
지난해 수상작 5세대 투싼 적용 등 양산 연계도
트렁크 하부 공간 살린 'M.S.V.2'팀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대상
【파이낸셜뉴스 화성(경기)=김동찬 기자】"트렁크 공간에서 아이들이 앉아 신발을 갈아 신기도 하는데, 사람이 앉을 수 있을 수준의 하중도 견딜 수 있나요?"
19일 오전 경기 화성 소재 현대자동차그룹의 남양연구소에서는 임직원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2026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에 진출한 혁신 아이디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 R&D본부·AVP본부가 2010년부터 매년 열어온 행사다.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물까지 제작해 발표하는 공모전으로, 올해 17회를 맞았다.
단순한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2021년 최우수상을 받은 '다기능 콘솔' 아이디어는 싼타페의 '양방향 멀티 콘솔'로 양산됐다. 지난해 최우수상 수상작인 '트레일러 견인 성능 향상 소프트웨어'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판매되는 5세대 투싼에 적용됐다.
이날 본선에서는 6개 팀이 각각 발표와 시연을 진행했다. △상용차 운전자의 하루를 1분 영상으로 기록하는 '히어로 레코더' △차량과 유모차에서 아이의 안전을 살피는 탈착식 영유아 모니터링 허브 '늘봄'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스마트 글라스 '아이브릿지' △앰비언트 라이트와 후석 화면 등으로 멀미를 줄이는 '멀미 Zero' △트렁크 하부 공간 활용성을 높인 '트라이폴드 러기지 보드' △탑승자 체형에 맞춰 형태가 바뀌는 '핀 프린트 시트'가 경쟁을 펼쳤다. 심사는 임원 심사위원 5명(30%)과 임직원 심사위원 100명(70%)이 맡았다. 작품 구현성, 독창성, 기술 적합성, 고객 지향성, 비전성을 평가했다.
보드를 뒤로 빼내 적재 보조 선반이나 간이 테이블로 활용할 수도 있다. 복잡한 전자장치를 넣지 않아 신뢰성을 높였고, 원가도 낮출 수 있다는 게 팀의 설명이다. 향후에는 AI 모션 인식 기술을 접목해 짐 크기에 맞춰 보드가 자동으로 접히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조광래 파트장은 "러기지 설계를 오래 해왔지만 가족조차 트렁크 바닥 아래 넣어둔 우산을 찾지 못하더라"며 "설계한 사람의 가족도 모른다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수상 직후에는 "다른 팀들이 너무 괜찮아서 이 자리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상팀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7' 견학 기회가 주어진다. 최우수상 팀에는 팀당 상금 500만원과 아시아권 견학 기회가, 우수상 팀에는 국내 견학 기회가 각각 제공된다.
이어 "오늘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소개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며 "17회 동안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운영해온 것 자체가 회사의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올해 소프트웨어 혁신 문화 정착과 AI 전환 가속을 위해 아이디어 페스티벌의 하위 프로그램으로 사내 해커톤 '24H Code Race'를 신설했다. 차량용 플레오스(Pleos) 앱 개발을 주제로 아이디어를 공모해 총 221건이 접수됐다. 지난 8월 20~21일 무박 2일 일정으로 열린 해커톤에서는 아동 반응에 따라 내용이 바뀌는 반응형 오디오 동화 앱 '테일싱크(TaleSync)'가 대상을 받았다. 현대차·기아는 해커톤 아이디어의 실제 차량 탑재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전무는 "16년을 이어온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가 모빌리티의 혁신을 거듭할 수 있었던 출발점이었다"며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 문화에 혁신을 더해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