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다 호들갑 떨더니"...용돈 모아 준 생일선물, 당근에 '미개봉'으로 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친구가 간절히 원하던 물건을 용돈까지 아껴가며 선물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미개봉 상태로 판매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한 청년의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가 사준 생일 선물 당근에 올라옴'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친구 생일이라 전부터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물건을 용돈을 모아 무리해서 사줬다"며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친구는 생일 며칠 전부터 특정 물건의 사진을 수차례 보내고 메신저로도 노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등 "그걸 못 받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선물을 전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A씨가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둘러보던 중, 자신이 친구에게 선물했던 제품이 포장도 뜯지 않은 '미개봉 풀박스' 상태 그대로 판매 글에 올라와 있던 것이다.
A씨는 "판매 게시글 속 사진 배경을 보니 친구 집 책상이 확실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굳이 따지고 들기도 피곤해 조용히 손절(관계를 정리함)하는 중이지만, 그렇게 갖고 싶다고 유난을 떨더니 결국 필요했던 건 물건이 아니라 현금이었던 것 같다"고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선물 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남의 정성을 돈으로 환전한 꼴", "차라리 솔직하게 현금을 달라고 하지 왜 상대방 호의를 이용하느냐"며 질타했다.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이 일상화되면서 명절 선물 세트나 모바일 상품권, 지인에게 받은 선물을 현금화하는 이른바 '선물 리셀' 행위는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물건을 방치하지 않고 실용적으로 처리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대인관계의 신뢰와 정성을 지나치게 금전적 가치로만 치환한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사회학 및 심리 전문가들은 물품의 실용성보다 '마음의 교환'이라는 선물의 본질적 기능이 퇴색하면서 인간관계의 단절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한 문화평론가는 "중고거래가 생활화된 청년 세대에서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 자체는 자연스러운 소비 패턴일 수 있다"면서도 "상대방이 자신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맞춤형 선물을 준비했다는 맥락을 무시한 채 즉각 현금화하는 것은 '관계적 신뢰 자본'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짚었다.
아울러 "효율성과 실리를 앞세우는 플랫폼 문화 속에서도 인간관계의 기본인 상호 존중과 배려라는 사회적 에티켓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