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찢기고 머리 들이받아...부캉이, '생존 2주' 시한부 판정받았다
[파이낸셜뉴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한 달 넘게 갇혀 있는 몸길이 약 3m의 흑상어(일명 '부캉이')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달째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아 탈진이 우려되는 가운데, 수로 벽에 머리를 강하게 들이받는 이상행동과 지느러미 손상까지 잇따라 포착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생존 가능한 기간이 짧게는 2주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19일 해양당국과 시민 제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캉이가 인공수로 콘크리트 외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날에는 오른쪽 가슴지느러미 끝부분이 하얗게 변하고 찢겨 손상된 모습이 시민들의 촬영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행동을 장기간 고립과 영양 결핍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의 적신호'로 보고 있다.
상어 전문가인 최윤 군산대학교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감각과 균형 감각이 무뎌져 외벽에 강하게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흑상어가 길게는 1~2달가량 굶고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현재 부캉이는 체내 비축 에너지가 거의 소진된 한계 상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을철로 접어들며 수온까지 빠르게 내려가고 있어, 현재 상태라면 생존 기간이 짧게는 2주 정도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부캉이의 상태를 모니터링 중인 국립수산과학원은 수로 유입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인 먹이 섭취 장면을 포착하지 못했다.
신체 손상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좁은 수로 벽에 몸을 바짝 붙인 채 유영하는 과정에서 벽면에 붙은 따개비, 굴 껍데기 등 날카로운 부착생물과 마찰을 일으켜 주둥이와 가슴지느러미가 손상된 것으로 파악했다. 다행히 출혈은 발견되지 않았고 즉각적인 생명 위협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탈진한 상태에서 상처가 덧나거나 감염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야간 플래시 등 시민들의 강한 조명에 놀라 몸부림치거나, 기존 주 활동지였던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을 벗어나 중앙동 방면으로 이동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도 감지되고 있다.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비교적 따뜻한 바다에 서식하는 온대·열대성 어종인 흑상어가 얕은 도심 수로에 갇히자 당국은 지난달 29일 선박·물 분사 장비, 이달 2일 대형 그물을 투입해 두 차례 외해 유도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동안 당국은 상어의 스트레스와 자연 탈출 가능성을 고려해 관찰을 이어왔으나, 먹이 고갈과 수온 하강, 잇따른 부상 등으로 사실상 구조 '골든타임'이 임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 부산시, 해양경찰 등 관계 기관은 부캉이의 건강 상태를 정밀 진단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중 추가 포획 및 외해 방류 계획을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