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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만 남은 통신정책… 통신3사 설비투자 6년간 37% 감소[AI시대, 통신정책 2.0으로]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
요금 경감 위주 규제 정책으로는
AI시대 인프라 유지·성장 어려워
통신망 고도화 막대한 돈 들지만
5G SA 매출 연결 방법 아직 없어
통합 미래 비전·로드맵 제시 시급

규제만 남은 통신정책… 통신3사 설비투자 6년간 37% 감소[AI시대, 통신정책 2.0으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통신정책도 기존 경쟁 확대 중심을 넘어 산업의 투자와 혁신을 유인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장기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AI 시대에 필요한 국가 네트워크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수익모델 안 보여 투자에 속앓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연내 '차세대 통신망 투자 및 규제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투자여건과 서비스 허용기준, 구형망 전환 등 개선 요구가 이어져 온 과제를 묶어 제도정비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통신회사들은 네트워크 투자 확대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통신 3사의 기업설명 자료를 집계한 결과 3사의 설비투자는 2019년 9조6000억원에서 2025년 6조200억원으로 약 37.3% 감소했다.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 초기 집중됐던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추가 투자 요인이 적어진 결과다.

한 통신정책 전문가는 "그동안 통신산업은 정부의 특별한 육성책 없이도 자연성장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정책의 핵심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요금경감에 맞춰져 있다"며 "그러나 통신산업 성장이 정체되는 시기와 인공지능 투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규제만 남은 통신정책으로는 더이상 인프라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는 수익모델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통신망 고도화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네트워크 투자를 수익성으로 연결할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통신 3사에 올 연말까지 5G 단독모드(SA) 망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했지만, 5G SA를 매출로 연결할 방법은 아직 없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업계가 새로운 사업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추가 투자 부담을 낮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G SA 의무화… 사업길 열어줘야

5G 네트워크를 용도별로 나눠 필요한 품질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도 제도 정비가 필요한 분야다. 국내에서는 조건부로 허용됐지만, 일반 이용자에게 품질을 보장하는 상품을 어떤 기준과 조건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일반 인터넷과 별도의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정부는 긴급구조 통신 등 우선 전송과 특수서비스 적용기준을 중심으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보완할 방침이다. 재난 대응 등에 필요한 통신 품질을 확보하면서 일반 인터넷의 품질 저하와 부당한 콘텐츠 차별을 막는 것이 과제다.

새 통신기술이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려면 주파수 정책도 발맞춰야 한다. 주파수 이용기간과 비용에 따라 망 운영과 투자비 회수계획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관련 정책이 불확실하면 기업이 투자 시점을 결정하기 어렵고, 주파수를 확보한 뒤에도 서비스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 주파수 활용 시기와 조건을 미리 제시하는 것도 투자 여건을 만들 과제다.

■국가 네트워크 전략 필요

국가 네트워크 전략의 범위는 개별 망 고도화에서 AI 기반시설 전반의 연결로 확대되고 있다. AI데이터센터와 국내 통신망, 해저케이블·위성 등이 맞물려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시설별 투자뿐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연계할지도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각 시설을 확충하더라도 연결 구간의 용량이 부족하거나 장애에 취약하면 서비스 활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정부가 기반시설 간 연결구조와 투자 우선순위, 제도 개선 일정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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