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이 BJ에게 200만원 쐈어요" 미성년자 끌어잡는 '엑셀방송', 학부모 '분통'
[파이낸셜뉴스] 초등학생 딸이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에게 200만원을 후원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미성년자의 인터넷 방송 시청과 고액 후원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생 딸이 엑셀방송 BJ한테 200만원을 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초등생 딸이 엑셀방송 남캠에 200만원을 쐈다는데 지금 손이 떨려서 글도 제대로 써지지 않는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엑셀방송은 여러 BJ가 함께 출연해 시청자로부터 후원을 받고, 후원 금액에 따라 출연자들의 순위를 실시간으로 매겨 경쟁하는 인터넷 방송이다. 후원을 받기 위해 BJ들이 후원자의 닉네임을 부르거나 춤과 각종 리액션으로 화답하는 형식이다.
A씨의 딸 역시 BJ의 반응이 좋아 계속 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닉네임을 불러주고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 후원을 거듭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애한테 물어보니까 자기 닉네임 불러주고 리액션해주는 게 좋아서 계속 보냈다고 한다"며 "진짜 어디서부터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는 "애가 잘못한 거 알고 당연히 혼냈다"면서도 "200만원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 환불 문의하니까 규정 때문에 안 된다고 경찰에 신고하시라는 말만 반복하더라"고 밝혔다. 또 "무슨 규정인지 설명을 들어도 납득이 안 되고, 애가 어떻게 이 돈을 썼는지부터 하나씩 확인하느라 속이 뒤집어진다"며 "돈 보낼 땐 몇 번 누르면 끝이더니 돌려받으려니 제가 여기저기 다 알아봐야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미성년자의 고액 후원이 가능한 구조 자체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생도 엑셀방송을 접할 수 있고, 심지어 별다른 절차 없이 거액을 후원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누리꾼들은 "초등학생이 엑셀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다", "(시청) 나이 제한 같은 게 아예 없는 건가", "핸드폰 결제라고 하더라도 미성년자가 200만원을 결제할 수 있는 구조가 말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최근 유튜브에서 검색하지도 않은 실시간 엑셀방송이 추천되는 걸 봤다"는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일부 인터넷 방송 플랫폼뿐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 등에서도 엑셀방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후원자의 관심을 끌어 반복적인 결제를 유도하는 방송 방식이 미성년자인 시청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가 자극적인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거나 고액 후원으로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