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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사건' 박순관 대표, 징역 4년 확정...대법 "대표가 경영책임자"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대재해법 '경영책임자' 범위 첫 판시..."안전보건책임자 없으면 대표가 단독 책임"

소방·경찰 당국이 2024년 6월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건물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뉴시스
소방·경찰 당국이 2024년 6월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건물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노동자 등 23명이 숨진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에서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안전·보건 업무를 전담하는 책임자가 따로 없으면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등'이 된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구체적 조치의무 위반이 없어도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도 유지됐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0일 오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와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검사의 상고도 함께 기각됐다. 박 대표는 징역 4년, 박 본부장은 징역 7년과 벌금 100만원, 법인 아리셀은 벌금 8억원이 확정됐다. 임원 2명은 집행유예, 생산관리팀 선임 1명은 무죄가 확정됐다.

사고는 지난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3동 2층 후공정 작업장에서 났다. 작업을 위해 쌓아둔 리튬 1차전지에서 내부 단락 등으로 폭발과 화재가 일어나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숨진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무허가 업체에서 불법으로 파견받은 근로자였다.

■ "안전보건책임자 없으면 대표가 단독 책임"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가목의 '경영책임자등'을 사업총괄책임자와 안전보건업무책임자로 나눠 설명했다. 사업총괄책임자는 형식상 직위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전반을 총괄할 권한과 책임이 있으면서 조직과 인력, 예산에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이다. 안전보건업무책임자는 그로부터 준하는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안전·보건 업무 전반을 총괄하면서 배정받은 범위 안에서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없다면 사업총괄책임자가 단독으로 경영책임자등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과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판시했다.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있더라도 사업의 추진방향과 조직·체계 결정, 부문 간 예산·인력 배분, 안전보건업무책임자 선임과 평가처럼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관점에서 결정해야 하는 영역은 여전히 사업총괄책임자의 몫이라고 했다. 둘의 의무 위반이 모두 중대재해의 원인이 됐다면 둘 다 책임을 진다는 기준도 내놨다.

아리셀에는 안전보건업무책임자로 평가할 사람이 없었다. 대법원은 박 본부장이 사업총괄책임자도 안전보건업무책임자도 아니라고 본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했다. 박 대표가 홀로 경영책임자가 된 이유다.

■ 위험성평가 했다고 의무 이행 아니다
또 다른 쟁점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 절차를 갖췄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가 정한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업무절차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였다. 대법원은 두 절차가 수범자와 규율 단위, 보호 대상을 달리한다며 위험성평가 절차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절차 마련의무를 이행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시행령 단서에 따라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련하고 실제로 실시해 결과를 보고받았다면 업무절차 마련의무와 점검의무가 모두 이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어느 쪽도 간주되지 않고, 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의무는 간주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리셀은 위험성평가 규정과 계획이 있었지만 리튬을 다루는 사업장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고 2023년부터는 실시조차 하지 않아 간주될 여지가 없었다.
검사 상고가 기각되면서 2심이 무죄로 본 부분도 확정됐다. 2심은 산업안전보건규칙의 비상구 설치 기준이 '건축물'을 대상으로 할 뿐 모든 층을 명시하지 않는다며 3동 2층에 비상구를 둘 의무는 없다고 봤다. 산업재해사고 은폐 혐의는 압수한 증거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혐의사실 사이에 객관적 관련성이 없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가 유지됐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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