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5달러로 해킹까지?' 韓日기업 노리는 中AI 에이전트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日 기업 80곳 공격에 보안진단 AI 악용 정황
美·日 쇼핑몰 공격엔 딥시크 사용 가능성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한국과 일본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악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취약점 탐색부터 침입까지 AI에 맡기는 방식이다. 일본·미국 등의 온라인 쇼핑몰을 겨냥한 공격에서는 AI 이용 비용이 건당 평균 5달러에 불과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보안업체 'GMO 사이버시큐리티 by 이에라에'의 조사에서 일본 기업 약 80곳에 대한 공격에 중국어 AI 에이전트 '아르텍스(ARTEX)'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격 대상은 보험·금융·물류 등 여러 업종에 걸쳐 있으며 이 가운데 8개 기업은 정보유출 피해를 공표했다.

GMO는 피해 기업의 의뢰를 받아 외부 기관과 공동 조사하던 중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일본 기업 공격에 쓰인 해외 공개 서버 6대를 찾아냈다. 서버 모두에서 아르텍스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됐다. 다른 AI 에이전트의 사용 흔적은 없어 GMO는 아르텍스가 공격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르텍스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개발자가 올해 7월 인터넷 기술정보 공유 서비스에 공개한 프로그램이다. 시스템의 취약점을 폭넓게 찾아내는 기능을 갖췄다. AI 에이전트는 간단한 지시를 받으면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보안 분야에서는 취약점 점검과 정보 수집 등에 쓰인다.

한국 금융기관을 겨냥한 공격에서도 같은 도구가 사용됐다. 미국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따르면 올해 9~10월 다수의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공격에 아르텍스가 활용됐다. 개발자는 공격에 악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달 8일 공개를 중단했다. 다만 "기업과 조직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사이버 사고 대응기관인 JPCERT/CC도 올해 8월 이후 일본 기업을 겨냥한 공격에서 AI 에이전트 사용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미국 보안업체 노포지는 19일(현지시간) 중국산 소프트웨어 '케언(Cairn)'이 일본·미국·호주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겨냥한 공격에 악용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케언은 간단한 지시로 여러 AI 에이전트를 작동시키는 공개 소프트웨어다.

노포지가 케언의 관리 화면을 분석한 결과 공격자는 AI가 사이트의 취약점을 찾아 침입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시했다. AI 에이전트가 취약점을 뚫고 불법 조작 권한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발견됐다. 일본 소매업체 사이트에서 불법 명령을 실행했다는 기록도 나왔다.

공격은 지난달 이후 시작됐으며 일본의 여러 사이트가 표적에 포함됐다. 다만 해당 일본 소매업체에서 고객정보가 실제로 유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포지는 중국 딥시크의 AI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격 지시에는 중국어와 영어가 쓰였다.

주요 공격에 걸린 시간은 평균 약 23시간이었다. 실패한 작업까지 포함한 AI 이용 비용은 건당 평균 약 5달러로 추산됐다. 전체 공격 비용과는 구분해야 하지만 적은 AI 사용료로 취약점 탐색과 침입을 자동화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조사를 맡은 GMO의 후쿠모리 다이키 씨는 "피해 기업들은 사소한 시스템 취약점을 공격당했다"며 "기업들은 놓친 취약점이 없는지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인공지능 에이전트 #사이버 공격 #보안 취약점 #AI 이용 #GMO 사이버시큐리티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