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앨버타주 주민들, 분리 아닌 잔류 선택 유력
개표율 41%인 현재 잔류 찬성 76%로 나와 분열 위기 모면
2차 투표 지지 비율도 25%에 그쳐
갈등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
[파이낸셜뉴스] 캐나다 앨버타주의 분리 독립 여부를 둘러싼 역사적 투표에서 주민들이 압도적인 표차로 캐나다 잔류를 선택했다. 이로써 국가적 경제·정치적 위기는 일단 피하게 되었지만, 지역 내 깊은 정치적 균열과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개표 예측에 따르면, 개표율이 41%인 현재 잔류 찬성표가 76%로 집계됐으며 분리독립을 위한 구속력 있는 2차 주민투표 실시안을 지지한 비율은 25% 미만에 그쳤다. 최종 개표 결과는 20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주요 도시인 에드먼턴과 캘거리에서 잔류 찬성표가 80%를 넘겼으며 중부의 교외 지역에서도 60% 이상이 잔류를 선택해 앨버타 전역에서 잔류 의견이 우세를 보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투표를 "위험한 공갈"이라고 강력히 비판해 왔다. 과거 영국은행(BOE) 총재로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을 지켜본 적이 있는 카니 총리는 분리 독립이 몰고 올 치명적인 경제적 후폭풍을 경고하며 연방 유지를 호소했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 마찰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권 위협 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분리독립을 둘러싼 2차 투표까지 이어졌을 경우 캐나다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질 뻔했다는 평가다.
세계 4위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보수 성향의 앨버타주는 그동안 연방 정부와 끊임없는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더불어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석유·가스 생산을 규제했던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시절 소외감과 불만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앨버타 출신인 카니 총리는 취임 이후 이곳의 일부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해안으로 이어지는 신규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을 '국가적 이익 사업'으로 지정해 승인하는 등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러한 정책이 앨버타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과에도 불구하고 분리독립파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집권당인 연합보수당(UCP)의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총리는 연방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2022년 분리독립파의 지지를 받아 집권했기에 양측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스미스 주총리는 법원이 분리 독립 찬반 투표 청원을 기각하자 이를 우회하는 문구를 창안해 국민투표를 강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주총리와 집권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악재를 맞았다.
기업인들 역시 불안감을 표명해 왔다. 캘거리 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의 절반 가까이가 분리독립 추진 시 앨버타를 떠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해, 과거 퀘벡주 독립 운동 당시 기업 본사가 몬트리올에서 토론토로 대거 이탈했던 '기업 엑소더스' 재현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한편, 선거 당국은 조기 투표율이 43%에 달해 2023년 주 선거(28%)를 크게 웃도는 등 주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투표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주 정부의 이민자 통제 권한 확대 등 9개 다른 안건에 대한 투표도 함께 실시됐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