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올라도 원화로는 손실… 서학개미 울리는 환율
7~9월 美주식 순매수만 76억달러
환율은 1550원대서 꾸준히 하락
애플·알파벳A 원화수익률도 '―'
배당주·국채ETF도 환차손 못피해
국내 증시 급락을 피해 미국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 기준으로 주가가 올라도 원화로 환산하면 손실을 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3분기 10조 매수 개미 '비명'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 내린 1328.1원으로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3·4분기 시작이었던 지난 7월 1일 1554.9원과 비교하면 226.8원(14.59%) 낮아진 것으로 환율 변동만으로 석 달여 만에 약 15% 줄어든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 기간 미국 주식 매수를 이어갔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집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76억603만달러(약 10조1016억원)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도 전날까지 42억1738만달러를 추가로 순매수했다.
지난 7월 1일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국 주식을 매수했다고 가정하면, 이날 환율 기준으로 주가가 17.08% 올라야 원금 수준이다. 주식 가격이 그대로라면 환율 변동만으로 원화 평가액이 14.59% 감소한 것. 실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9월 말 1942억9064만달러에서 이달 16일 1828억4726만달러로 5.89% 줄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 환전해 투자한 경우 평균 환율인 1484.6원을 적용하면 주가가 10% 올라도 원화 기준으로는 1.60% 손실이다. 환율 하락분을 상쇄하려면 주가가 11.78% 올라야 한다.
■엔비디아 올라도 원화로는 손실
주가가 오른 미국 대표 주식들도 원화로는 손해를 봤다. 7월 1일 이후 전일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197.58달러에서 217.09달러로 9.87% 올랐지만 원화 수익률은 -6.15%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원화 평가액은 약 938만원에 머무는 셈이다. 애플도 주가는 294.38달러에서 342.96달러로 16.50% 상승했지만 원화 수익률로 보면 -0.49%였다.
지난 3·4분기 개별주 중 순매수 1위였던 구글 모회사 알파벳A는 환율로 부담이 더 커졌다. 주가는 361.21달러에서 344.18달러로 4.71% 하락했지만 원화 기준 손실률은 18.61%였다.
특히 3·4분기 미국 주식 순매수 1위인 반도체 지수 일일 수익률 3배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SOXL'의 손실 폭은 더 컸다. 가격은 217.55달러에서 98.60달러로 54.68% 하락했다. 환율까지 반영한 원화 기준 수익률은 -61.29%다.
지수 투자 ETF도 환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QQQM의 달러 기준 가격 하락률은 0.96%에 그쳤지만 원화 기준 손실률은 15.41%에 달했다. 나스닥1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QLD도 가격은 4.36% 하락했으나 환율을 반영하면 손실률이 18.31%로 커졌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지는 배당주와 국채 ETF도 원화로 환산하면 손실이었다. 미국 배당주 ETF인 SCHD는 가격 상승과 분배금을 합친 달러 수익률이 8.31%였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7.49% 손실이었다. 미국 초단기 국채 ETF인 SGOV 역시 분배금을 포함해 달러로는 1.10% 수익을 냈으나 원화로는 13.65% 손실을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주원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