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래대응기금은 좋은 생각... 재정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
아제이 방가 세계銀 총재 평가
메모리 부족엔 '재활용' 제시
"삼성측에도 방안 제안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사진)가 한국의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재정을 현명하게 운용하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원을 모두 지출하기보다 향후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사이클 변화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를 비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방가 총재는 지난 19일 국내외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의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좋은 생각"이라며 이 같이 답했다.
방가 총재는 "한국은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호황의 혜택을 크게 본 국가"라며 "반도체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서 이를 모두 써버리면 AI 시장 상황이 바뀌었을 때 모아둔 재원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라는 점에서 재정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AI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조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당분간 투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방가 총재는 "채권시장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사업 모델이 타당한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한 만큼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대규모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상당한 컴퓨팅 성능이 필요한 만큼 투자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모리칩 부족에 따른 휴대전화 가격 부담이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기술 확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노후 기기의 재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메모리칩 부족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선진국에서 버려지는 휴대전화를 수리·정비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구형 휴대전화는 수리를 거쳐 소상공인의 결제·재무 관리나 농민의 농업 데이터 활용에 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가 총재는 삼성 측에도 이 같은 재활용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방가 총재는 "개발도상국의 AI 활용을 확대하려면 기기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공 인프라와 서비스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디지털 신분증을 통한 은행 계좌 개설,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화 등 각국의 디지털 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AI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노동시장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충격은 선진국에 집중될 전망이며, 개발도상국에서는 AI가 새로운 일자리와 생산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방가 총재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겠지만 그때까지는 조정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