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소방 지원 천차만별… 교육비 충북 43만원·부산 4만원[소방관, 붉은 제복의 눈물]
(1) 재정구조 개선 시급
신분은 국가직 일원화했지만
업무는 지자체 자치사무 유지
재정부담도 이 운영체계 맞춰
소방사무 국가·지방 책임 나눠
인사·지휘체계 재검토 필요
2020년 4월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대형 재난에 대한 국가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지역별 소방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은 소방관들의 헌신과 희생에 국가가 답한 것"이라며 "국민이 받는 소방 서비스의 국가 책임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국가직 전환 6년이 지난 지금 소방 인력은 크게 늘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 구조는 당시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소방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으로 통일됐으나 인건비와 장비·시설 투자비 등 소방예산의 상당 부분은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소방공무원에게 배정되는 교육비와 피복비 등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소방관 교육비 최대 10배
20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5년 소방공무원 1인당 피복비 편성액은 울산이 7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과 제주는 각각 25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2.8배 차이다. 위탁교육비는 충북이 42만8000원으로 부산(4만1000원)의 10.4배에 달했다. 건강검진비는 경북이 53만6000원으로 강원(20만원)의 2.7배였다. 다만 이 수치는 예산 편성액으로, 실제 지급액이나 교육·검진 수준의 차이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지역별 지원경비에 차이가 남아 있는 제도적 배경을 이해하려면 국가직 전환 당시의 소방행정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했지만 소방행정 전체를 중앙정부로 가져오지는 않았다. 화재 예방과 진압, 구조·구급 등 소방업무는 종전처럼 광역자치단체의 자치사무로 유지했다. 소방본부는 시·도지사 직속으로 두고 소방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일부와 평상시 지휘·감독권도 시·도지사가 행사하도록 했다. 그 대신 대형재난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소방청장이 시도 소방본부장과 소방서장을 직접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 부담도 이러한 운영체계에 맞춰 나눴다. 기존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는 지방정부가 계속 부담하고, 2017년부터 추진한 현장 부족 인력 충원에 필요한 재원은 국가가 우선 지원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담배 개별소비세에서 소방안전교부세로 배분하는 비율을 20%에서 45%로 높였다. 소방 인력 확충을 지원할 재원은 늘렸지만 기존 소방행정과 장비·시설 투자에 필요한 비용까지 국가가 부담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국가직 전환을 전후해 소방 인력은 크게 늘었다. 전국 소방공무원은 2017년 4만8042명에서 2024년 6만6802명으로 1만8760명 증가했다. 소방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인구도 1091명에서 766명으로 줄었다. 다만 인력 확충은 국가직 전환 이전부터 추진된 정책이다. 늘어난 인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국 소방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2022년 5조1260억원에서 2025년 6조3632억원으로 1조2372억원 늘었다. 반면 소방사업비는 같은 기간 2조1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건비 증가가 사업비를 직접 줄였다고 볼 근거는 없지만, 인력 운영과 장비·시설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박찬대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소방공무원 신분은 국가직으로 바뀌었지만 예산 책무는 지방에 그대로 남겨두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지방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소방 인건비 증가는 지자체의 타 행정서비스 사업비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지방 소방사무 책임 재정립 과제
소방업무의 성격과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국가와 지방의 역할 등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가직 전환으로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지역 간 격차 해소와 소방사무·인사·지휘체계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소방사무에 대한 국가와 지방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인사·지휘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국비 지원 확대와 함께 지방정부의 자체 재원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된다.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흥환 한국지방세연구위원은 "현재 선박에는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가 부과되지만 항공기와 자동차 등은 과세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소방서비스로부터 편익을 얻는 대상이 비용을 분담한다는 응익과세 원칙에 따라 과세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 자체 재원을 늘리는 동시에 중앙정부의 소방재정 부담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