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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요 지켜본 폴란드·헝가리, 이민 문 더욱 굳게 닫는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佛·伊 폭동·방화 영상, 동유럽 정치권의 강력한 '정치적 무기'로 부상
마자르·투스크 총리 "타국의 실수 반복 안 해… 국경 봉쇄 유지"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관들이 시내에 배치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관들이 시내에 배치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프랑스와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불에 탄 차량과 파손된 역사적 건물들의 영상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헝가리와 폴란드 등 동유럽 지도자들이 이를 계기로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더욱 정당화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채널은 헝가리와 폴란드의 반이민 정책 강화는 서유럽의 치안 불안과 폭동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자국의 국경 통제와 이민 규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분석, 보도했다.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가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무분별한 파괴와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 사태를 보며, 왜 헝가리가 그토록 엄격한 이민 정책을 고수하는지 모두에게 분명해졌을 것"이라며 "어떠한 압력에도 국경 수호와 이민 통제 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폴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도, 그 대가를 치르지도 않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으로부터 국경을 철저히 방어하고, 난민 신청을 받지 않으며, 법을 위반하는 자는 망설임 없이 추방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웨덴의 정치학자 다니엘 샤츠는 "프랑스 등에서 발생한 방화와 약탈 영상은 유럽 전역에서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되고 있다"며 "백번의 정책 연설보다 혼란스러운 현장 영상 한장이 대중에게 훨씬 더 큰 정치적 파급력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태트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외국 출생 인구는 약 1000만명, 이탈리아는 약 700만명에 달한다. 반면 폴란드는 약 100만명으로 이중 절반가량이 우크라이나 출신이며 70만명의 헝가리인은 대부분이 타 EU 국가 출신으로 집계됐다.

치안 통계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2024년 경찰에 접수된 범죄 건수는 프랑스 30만4900건, 이탈리아 14만2600건인 반면, 폴란드는 5만7300건, 헝가리는 2만8600건으로 동유럽 국가들의 범죄 발생 건수가 현저히 낮았다. 지역 내 범죄나 기물 파손을 체감하는 비율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프랑스가 약 20%, 이탈리아는 14~17%가 폴란드(7~8%) 및 헝가리(6~7%)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의 보슈티안 우도비치 교수는 "중·동유럽 국가들에서 프랑스 소요 사태는 이민자들의 적응 실패 및 사회 통합 부재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인식된다"며 "단일 민족 국가 정체성을 기반으로 독립을 이뤄낸 동유럽 국가들에게 다문화 사회 개념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두 지도자의 이러한 행보가 EU 집행위원회을 향한 메시지인 동시에 자국 내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한다. 그동안 헝가리와 폴란드는 EU의 난민 수용 분배 정책에 반대하다가 법원으로부터 벌금과 제재를 받기도했다.
폴란드의 경우 2027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인 우파 연합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전 총리까지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며 "우리도 피해가 오기 전에 현명해져야 한다"고 밝혀 이민 문제는 향후 선거의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헝가리의 마자르 총리 역시 과거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 시절부터 이어져 온 엄격한 국경 관리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국내 정치적 과제들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광범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이민 이슈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자르는 "평화롭고 합법적인 시위와 파괴·폭력 행위는 엄연히 다르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유럽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만큼, 다음 세대를 위해 대륙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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