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표창 앞두고…단상 못 오르고 떠난 17년 베테랑 경찰
[파이낸셜뉴스] 제81회 경찰의 날을 앞두고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경기북부경찰청장 표창에 선정된 한 경찰관이 단상에 오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표창의 주인공이었던 17년 경력의 베테랑 고(故) 진의현 경위가 지난달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전했다. 고인이 근무하던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진 경위는 지난 9월 30일 오후 7시50분께 팀원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차로 대리기사와 함께 집 앞에 도착한 뒤 의식을 잃었다.
곧바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1977년생인 진 경위는 평소 술을 못했고, 술을 찾는 성격도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숨진 진 경위는 의정부경찰서 형사과 강력 1팀에서 팀장 다음으로 경력이 많은 경찰관이었다. 배우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에서 열연한 주인공 형사 '마석도'가 그의 위치다.
강력팀이 맡는 사건 특성상 검거 현장에서 경찰관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피의자가 어떤 방식으로 반항할지 예측이 어려워 늘 현장에서 가장 선두자리는 그만큼 큰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나 진 경위는 매번 맨 앞에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형사로서 직무 능력도 뛰어났으며, 특히 강력팀에 오기 전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에서 근무하면서 대국민 분노를 일으켰던 '양주 태권도장 아동 학대 사망사건' 수사를 담당해 삭제된 CCTV 영상을 복원, 수십 차례 학대가 이뤄진 정황을 밝혀내고 태권도장 관장을 구속 송치했다.
진 경위는 지난해 3월 19일 의정부서 강력1팀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를 시작했으며, 숨지기 약 1주일 전에도 이틀 연속 밤을 새우며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8시간 가까이 잠을 못자고 근무해도 보람된 일을 한다며 후배들을 다독이고 격려했고, 팀원들과 마지막이 된 저녁 식사 자리도 다음날 진 경위가 인사이동으로 강력 4팀에 가게 되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 1팀은 5명이 약 400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불평 없이 솔선수범하는 선배로 그를 기억했다. 팀원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이 높아 모든 사건에 열정을 쏟고 후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선배였다"며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를 늘 행동으로 보여주던 사람"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선배가 숨지기 며칠 전부터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속이 더부룩하다고 얘기했었는데 그때 우리가 병원 진료를 받게 했어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진 경위는 단국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고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했다. 지난 2009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그동안 경찰청장 표창 1회, 지방청장 표창 7회, 경찰서장 표창 9회 등 훌륭한 경찰관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경찰관 직무 수행을 위해 필수 사항인 사격과 체력검정에서 매번 1등급을 기록하는 등 모든 능력이 우수했다. 또한 아내와 두 자녀에게도 충실한 남편이자 아빠였으며, 사명감으로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대한민국 경찰이었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