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알래스카 LNG 사업비 120조원 가나...韓 부담 어디까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알래스카 LNG 담당 현지 기업 "현재 예산 구조 정해지지 않아"
당초 알려진 총 사업비는 60조~72조원 수준
지난해 12월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추정치 지적 "2배 늘어날 수도"
경제성 유지하려면 韓 등 아시아 국가들이 프리미엄 감수해야
美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 나와야 사업 가능

13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와실리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유세에서 한 관중이 알래스카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을 겨냥해 "가스관을 지어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와실리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유세에서 한 관중이 알래스카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을 겨냥해 "가스관을 지어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이 투자를 검토 중인 미국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개발 비용이 기존 예상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다는 주장이 재조명되면서 사업 타당성에 균열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등 아시아 구매자가 알래스카 LNG에 웃돈을 지불하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만 사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445억달러에서 2배 늘어날 수도
미국 에너지 기업 글렌파른의 베키 빈트 피어슨 법무·대외 부문 총괄은 20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지역매체 알래스카데일리뉴스(ADN)와 인터뷰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 예산 구성이 정확히 어떤 형태일지 모른다"면서 "지금은 구조적인 구상 단계"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알래스카주 북부의 천연가스를 약 1297㎞ 길이의 가스관을 이용해 남부로 옮긴 다음 액화하여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구조다. 글렌파른은 사업권 지분의 75%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알래스카 주정부 산하 기관인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가 가지고 있다. AGDC는 지난 2018년 보고서에서 총 사업비가 434억달러라고 추정했다. 이어 글렌파른은 지난 6월 주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총 사업비가 445억~545억달러(약 59조~72조원)이고 1단계 비용이 132억~169억달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개프니클라인은 지난해 12월 알래스카 주의회 예산·감사위원회의 의뢰로 작성한 사업 타당성 보고서에서 사업비 추정치가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개프니클라인은 AGDC 등이 제시한 추정치가 초기 타당성 검토 단계인 '5등급'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개프니클라인은 5등급 수준의 추정치는 정밀 기본설계를 거치지 않은 자료라며 실제 소요 비용과의 오차 범위가 -50%에서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 사업비가 현재의 견적보다 최대 2배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알래스카 주의회 하원에서는 지난 5월 재정위원회 청문회를 열어 LNG 사업비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공화당의 알리스 갤빈 주(州)하원의원은 사업비 추정치에 물가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만 적용해도 570억~600억달러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알래스카 천연가스 사업 투자를 발표하며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알래스카주)과 악수하고 있다.UPI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알래스카 천연가스 사업 투자를 발표하며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알래스카주)과 악수하고 있다.UPI연합뉴스

구매자·美 연방 정부가 부담 나눠야
미국 매체들은 지난 1일 보도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비가 일반적인 미국 멕시코만 연안 LNG 개발비의 2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가스관 신축이 비용 상승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자비 증가는 결과적으로 LNG 판매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서 글렌파렌 등 사업 관계자들은 알래스카 LNG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 구매국과 가까워 운송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 포텐앤드파트너스의 제이슨 피어 비즈니스인텔리전스 대표는 "문제는 아시아 구매자들이 공급 안정성을 대가로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그렇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세금이다. 알래스카주는 현재 석유·가스 관련 시설에 자산가치의 연 2%에 해당하는 재산세를 부과한다. 글렌파른은 앞서 주정부를 상대로 가스관 가동 전까지 재산세 유예를 촉구하며 재산세 부담으로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16일 한국 매체들은 산업통상부가 최근 미국 정부에 재산세 부담 완화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개프니클라인은 보고서에서 알래스카와 사정이 비슷한 캐나다 LNG 사업에서도 연방·주정부 차원에서 법인세 감면, 주세 환급, 탄소세 면제, 세액공제 등 총 40억캐나다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확정한 이후에야 최종 투자 결정에 이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중간선거 유세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이 "연방정부 사업"이 되었다고 말했다. ADN은 20일 관계자를 인용해 연방정부가 글렌파렌 지분의 부분 혹은 전체를 인수할 수도 주장했다. ADN은 만약 연방정부가 사업에 참여하면 연방정부의 지분에는 주정부의 재산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에서 촬영된 '트랜스 알래스카 송유관'.AP뉴시스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에서 촬영된 '트랜스 알래스카 송유관'.AP뉴시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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