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에도 지갑 닫히나..4분기 소매경기 전망 '주춤'
대한상의 소매유통업 4분기 경기전망지수 88, 3분기 대비 4p 하락
백화점 130 vs. 슈퍼마켓 73
4분기 유통업 경기전망 양극화
연말 유통업 기대감도 주춤
[파이낸셜뉴스] 연말 대목을 앞두고도 가계의 신중해진 씀씀이와 실속형 소비 확산으로 인해 4·4분기 유통업계 경기 기대감이 다소 주춤거리는 분위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경기 호전 전망을 유지했지만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기대감은 꺾이며 업태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과 6대 광역시의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6년 4·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88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3·4분기 92보다 4p 하락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밑돌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특수 기대에 반등했던 전망지수는 다시 주춤했다. 다만 최근 5년 평균인 83은 웃돌면서 급격한 경기 위축보다는 완만한 조정 국면이란 분석이다.
경기 악화를 예상한 업체 203곳 가운데 70.0%는 최대 요인으로 '신중해진 가계 씀씀이'를 꼽았다. 연말 대목 효과 부진이 8.9%, 다른 쇼핑채널로의 고객 이탈이 7.9%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따지고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흐름도 이어졌다. 가성비 상품 선호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늘었다는 응답은 78.4%였다. 필요한 물건만 골라 담는 '소량·목적형 구매' 비중이 비슷하거나 증가했다는 응답도 83.6%에 달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의 전망지수가 전 분기보다 9p 내렸으나 130으로 가장 높았다. 겨울 외투 등 단가가 높은 상품의 판매가 본격화하고 연말 선물과 송년 모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꾸준한 유입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대형마트는 112에서 111로 소폭 하락했지만 2분기 연속 기준치를 웃돌았다. 김장철 식재료와 연말 모임을 위한 먹거리 구매가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선식품과 식음료 매장 중심으로 점포를 새로 단장한 효과도 기대요소로 꼽혔다.
온라인쇼핑은 74에서 82로 8p 올랐다. 기준치에는 못 미쳤지만 조사 대상 업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최저가 비교와 할인쿠폰을 활용하려는 수요에 더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집에서 장을 보는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반면 편의점은 127에서 79로 48p 급락했다. 여름철 폭염 특수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겨울철 비수기 진입이 영향을 미쳤다. 기온이 내려가면 야외 활동이 줄고 음료·빙과류 소비도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다.
슈퍼마켓은 85에서 73으로 떨어져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연말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으로 장보기 수요가 이동하면서 경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승륜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연말 특수 기대감 속에서도 실속형 소비 확산과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업태별 온도 차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가계의 신중해진 씀씀이와 유통 채널 간 경쟁 심화로 단기적인 체감경기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