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앞에서 코뼈 부러뜨리고"…이혼 요구하자 남편이 한 말
[파이낸셜뉴스] 자녀들 앞에서 남편에게 폭행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7주의 상해를 입은 여성이 이혼을 결심했지만 양육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남편은 자신이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는 여성은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과 이혼 이후 자녀 양육 문제를 놓고 법률 상담을 요청했다.
여성은 프리랜서 번역 일을 하면서 자녀 양육과 집안일도 대부분 책임졌다고 밝혔다. 새벽부터 일을 시작해 아이들을 등원시킨 뒤 가사를 처리했고, 남편이 퇴근할 시간에 맞춰 저녁 식사까지 준비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다시 번역 업무를 시작해 늦은 밤까지 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은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마다 물건을 발로 차거나 욕설을 하는 등 거친 행동을 반복했다고 한다.
한 차례는 자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내의 휴대전화를 던져 파손했다. 이어 아내의 머리채를 붙잡아 벽으로 밀어붙이고 바닥에 넘어뜨리는 폭행까지 저질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출입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남편은 문을 열지 않았다. 결국 경찰이 강제로 문을 개방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폭행당한 여성은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으로 전치 7주 진단을 받았다. 남편은 해당 사건으로 기소됐으며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남편은 사건 이후 각서를 작성하며 용서를 구했고, 여성은 결혼생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남편의 행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신체적인 폭행은 중단됐지만 부부 상담에서 나눈 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아내의 친정 가족을 비난하는 일이 계속됐다는 것이다.
남편은 자녀들 앞에서 과거 아내가 폭행으로 쓰러졌던 상황을 흉내 내며 조롱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셔츠를 직접 찢어놓고 아내가 멱살을 잡았다고 주장하며 영상을 촬영하는 행동까지 했다고 한다.
여성은 이혼을 요구한 이후 남편이 경제력을 내세워 양육권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혼을 요구했더니 남편은 자신이 돈을 더 잘 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혼 후 자녀들이 아버지를 만나는 과정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겪을 가능성도 우려했다. 여성은 "제가 양육권을 갖더라도 아이들은 남편을 만나야 할 텐데, 폭력적인 행동을 하진 않을지 걱정된다.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이혼하고 아이들을 지킬 수 있냐"고 물었다.
배보람 변호사는 직접적인 신체 폭력이 중단됐더라도 지속적인 폭언과 정신적 괴롭힘은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폭행이 없더라도 반복적인 폭언과 정신적 괴롭힘, 아이들 앞에서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이혼 사유가 된다"며 "남편이 폭행 사건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받은 사실은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여성에게 유리한 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육권은 부모의 소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기존 양육 상황과 정서적 관계, 생활 환경 등을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배 변호사는 "법원은 양육자를 정할 때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경제력뿐 아니라 그동안 누가 아이들을 돌봐왔는지,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와 안정적인 생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아버지의 폭행을 목격했다는 점도 양육자 지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남편이 아이들 앞에서 아내를 폭행한 만큼 여성이 양육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남편의 소득이 더 많다는 이유로 어머니가 양육권을 갖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남편의 소득이 더 높다는 사실은 여성이 양육권을 갖지 못하는 근거가 아니라 오히려 양육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혼 후 자녀들이 아버지를 만나는 면접교섭 과정에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절차가 있다고 안내했다.
배 변호사는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면 법원에 면접교섭 제한이나 배제를 청구할 수 있다"며 "면접교섭 장소를 안전한 제3의 공간으로 제한하거나 가족 또는 전문기관 직원 등 제3자가 동석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면접교섭 횟수나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면접교섭 횟수와 시간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며 "아이들의 심리상담 기록이나 치료 내역, 폭행 장면을 목격한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제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