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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돈줄 찾는 日기업…은행 빈자리 파고드는 대출펀드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폴라리스, 8470억원 규모 펀드 추진
은행도 운용사와 손잡고 자금 공급 확대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에서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대출펀드가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 인수·합병(M&A) 확대로 기업의 자금 수요는 커지지만 은행 대출의 재원인 예금은 그만큼 늘지 않아서다. 은행 중심이던 일본 기업금융 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모아 대출하는 '프라이빗 크레디트'가 새로운 돈줄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폴라리스캐피털그룹은 이르면 2026회계연도 중 1000억엔(약 8470억원) 규모의 기업대출 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일본 내 기업대출 펀드 가운데 최대급이다. 생명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대출 사업에 진출한다.

토파즈캐피털도 700억~1000억엔(약 5929억~847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 조성을 위한 자금 모집에 들어갔다. 기존 펀드를 합쳐 최대 3000억엔(약 2조5410억원)을 기업대출에 투입할 방침이다.

■M&A 역대 최다…예금 확보 갈수록 어려워

대출펀드가 겨냥하는 핵심 시장은 M&A 금융이다. 조사업체 레코프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 기업이 관련된 M&A는 3883건으로 같은 기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대형 인수와 사업 승계 거래가 늘면서 인수 자금 수요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자금 공급은 대형 은행에 집중됐다. 일본 기업이 대형 은행에서 받은 M&A 대출 잔액은 2023년 9월 말 6조6000억엔(약 55조902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의 2.5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80%를 메가뱅크가 공급했다.

하지만 은행은 늘어나는 대출 수요를 감당할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인 예대율은 올해 3월 말 65%로 최근 5년간 2.6%포인트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간 예금 유치 경쟁도 치열해졌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의 지난 9월 기업대출은 전년 동월보다 약 10% 늘었다. 나카시마 도루 사장은 "예금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을 늘리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도 펀드 조성…외부 자금으로 대출 확대

이 틈을 파고드는 대출펀드는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받는다. 대형 은행의 대출금리는 통상 연 3~4%인 반면 펀드는 연 4~6% 수준이다. 예금을 활용하는 은행보다 자금 조달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폴라리스는 주로 후순위 대출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다른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낮은 대신 연 10%에 가까운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메가뱅크가 보유한 기업대출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토파즈는 M&A뿐 아니라 설비투자와 부동산 취득에 필요한 자금도 빌려줄 방침이다.

은행들도 외부 자금을 활용한 대출펀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모아 대출하면 은행이 직접 대출할 때보다 자기자본 관련 국제 규제의 적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기 쉽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미국 자산운용사 뉴버거버먼과 공동으로 펀드를 설립했다. 5년 뒤 운용 규모를 5000억엔(약 4조235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도 블랙록 등과 협력하고 있다.

투자펀드 입장에서도 금리 상승으로 대출 사업의 매력이 커졌다.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하는 기존 방식에 더해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프라이빗 크레디트 시장이 발달해 있다. 영국 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2024년 말 북미의 운용잔액은 1조5000억달러로 일본의 약 200배에 달한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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