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CCTV가 위험 감지하고 로봇이 순찰…AI로 진화하는 치안 현장
2026 국제치안산업대전 개막
스토킹 위험 분석부터 순찰로봇·불법촬영 탐지까지
[파이낸셜뉴스] "기존 CCTV는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지만 사각지대가 있고, 멀리 떨어진 곳은 자세히 보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 로봇이 직접 이동해 영상을 올려주는 방식입니다."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6 국제치안산업대전(KPEX 2026)'에서 만난 로보티즈AI 관계자는 자율주행 순찰로봇의 활용 방식을 이같이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흰색과 파란색 몸체에 '경찰'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퀴 네 개짜리 순찰로봇이 전시돼 있었다.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고정형 폐쇄회로(CC)TV가 확인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살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치안 장비가 소개됐다. CCTV 영상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시스템부터 불법촬영 탐지 장비까지 범죄 예방과 현장 대응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로보티즈AI의 순찰로봇은 열화상 카메라와 영상 분석 기술로 배회·싸움·쓰러짐 등 이상 상황을 감지하고, 스피커로 안내 방송이나 경찰관의 음성을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업체 측은 전시된 5세대 모델과 달리 기존 4세대 모델은 고양경찰서에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리파인주식회사의 사족보행 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은색 몸체에 검은색 다리 네 개가 달린 로봇은 관계자가 스마트폰으로 조작하자 방향을 바꿔 움직이다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다. 머리 부분에는 카메라가 장착됐으며 장애물 회피와 음성 상호작용 기능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다른 로봇과 달리 머리가 달려 있어 아이들이나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교육용으로 개발됐지만 향후 경찰 순찰 등 치안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범죄 위험 관제 기술도 소개됐다. 이노뎁의 AI 안전 솔루션 'VUGuard(뷰가드)'는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와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안심 관제'는 보호 대상자의 동선과 주변에 동일 인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를 분석하고 '감독 관제'는 전자발찌 착용자의 이상 행동을 살피는 방식이다. 평소 집에 있어야 할 시간에 외출하거나 특정 장소에 장시간 머무르는 경우 흉기로 의심되는 물건을 소지한 모습 등을 영상언어모델(VLM)로 분석해 관제 담당자의 확인을 돕는다.
사람과 차량을 찾아 추적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이노뎁의 'VUSearch(뷰서치)'는 영상 속 객체를 검색·추적하는 솔루션이다. 원모어아이 역시 AI로 위험 상황을 실시간 감지하는 '선별관제'와 특정 인물·차량의 이동 경로를 찾는 '고속검색' 기술을 소개했다.
불법촬영 범죄 예방을 위한 장비도 등장했다. 넷비전텔은 불법촬영 카메라의 무선 신호를 감지하는 이동형·고정형 장비와 통합 관제 시스템을 전시했다. 이동형은 사용자가 들고 다니며 신호 세기를 통해 카메라 위치를 추적하고, 고정형은 화장실 등에 설치해 24시간 탐지하는 방식이다.
업체 관계자는 "이동형은 사람이 직접 들고 다녀야 하지만 위치를 바꿔가며 탐지할 수 있고, 고정형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대신 24시간 탐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amEye' 시리즈에는 에어태그·갤럭시태그의 신호를 분석하는 기능도 적용됐으며 탐지 결과와 기록을 확인하는 관제 시스템도 소개됐다. 업체 측은 국립공원 화장실과 고속도로 휴게소, 학교, 주민센터 등에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과 인천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AI와 로보틱스로 여는 K-치안의 새로운 시대'를 주제로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8회째로, 국내외 245개 기업이 880여개 부스에서 첨단 치안기술과 안전장비를 선보인다. 현장 경찰관들이 AI 순찰로봇의 성능·안전성·사용 편의성을 직접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경찰청은 평가 결과를 기술개발에 반영하고 우수 제품의 현장 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날 전시장을 찾아 첨단 치안 장비를 살펴봤다. 김 대행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AI 기반 자율주행 순찰로봇 시연을 비롯해 기아의 전동화 순찰차 콘셉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찰 헬기 등 주요 전시를 둘러봤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