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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어민 강제송환' 2심 징역형 집행유예..."남북 특수성 무시한 정치적 보복"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1심 선고유예서 2심 징역형 집행유예로
文정부 인사 "정치적 보복...상고할 것"

왼쪽부터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탈북 어민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들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처벌을 유예했던 1심보다 형이 무거워졌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재판장 성언주)는 21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반면 공모 혐의를 받았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 2019년 11월 해군은 NLL(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탈북 어민 2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북한 어민 2명은 조사에서 수차례 귀순의사를 밝혔지만 같은달 7일 판문점에서 북송절차를 통해 송환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3년 2월 공소청(당시 검찰)은 강제 북송 결정에 관여한 정 전 실장, 서 전 원장, 노 전 실장, 김 전 장관 등 4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다. 관계부처 공무원들에게 강제 북송을 지시하고 법령에 따른 절차와 재판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한 혐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위법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범죄의 흉악성과 남북 분단 상황에 따른 제도적 공백 등을 참작했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 징역 10개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 각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공무원 직권남용 혐의 등을 엄격하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 김 전 장관에 대해 1심의 선고유예를 깨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다만 비서실장으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됐던 노 전 실장에 대해서는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 김 전 장관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사건의 실체와 당시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판단으로 승복할 수 없다"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해 진실을 밝히고 법적 정당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환된 2명은 대한민국을 동경해 찾아온 선량한 탈북민이 아니라 동료 16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도주하다 나포된 흉악범들"이라며 "당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안보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송환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이미 2021년 11월 검찰이 2년여의 수사 끝에 정당한 직무집행이자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던 사안"이라며 "남북 분단의 특수성을 외면한 채 사후적 기준으로 형벌권을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삼는다면 향후 어느 공직자가 국가를 위해 소신 있게 일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에 탄원 의견서를 제출했다. 문 전 대통령은 "흉악 범죄자들을 국내로 들이지 않고 북송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며 "이를 사후에 사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피고인 전원에 대한 무죄를 호소했으나 실형 판결을 막지 못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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