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적법해도 수사 독립 실질 침해 소지"
이 대통령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 정부조직법 제11조 근거
장용국 교수 "중수청은 준사법기관... 법은 형식보다 실질 우선"
김대근 박사 "안건에 따라 침해 여지... 독립은 국민 위한 것"
[파이낸셜뉴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수사권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법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배석 자체가 관계 법령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데는 이견이 적지만, 수사기관이 '준사법기관'이라는 실질과 국무회의에 오르는 안건의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청장은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수사기관장은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불참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이 각 부처 외청장의 참석을 지시한 이후 지난 1월부터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해 왔다. 이 대통령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게시했다. 근거로 든 정부조직법 제11조는 대통령이 정부의 수반으로서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학계에서는 국무회의의 성격부터 따져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헌법과 법경제학을 연구하는 장용국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국무회의는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가 아닌 행정부 수반 지위에서 열린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입법부의 국회의원도 장관을 겸직하지 않으면 오지 않고, 사법부의 대법원장도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수청이 형식상 행정부 외청인 것은 맞지만 법적 판단은 실질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우리 법에서는 형식과 실질이 다르면 실질을 우선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라며 "중수청도 사실상 준사법기관이다. 수사라고는 하지만 판단하는 기관이고, 최종 판단이 아닌 중간 판단을 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의 기본은 위계질서이고 지휘·명령 관계인데, 이를 그대로 수사기관에 적용해 버리면 윗선 수사는 불가능해진다"며 "중수청을 포함해 경찰청, 공소청 모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사권 독립의 성질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법철학과 정치사상을 연구하는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법무정책연구실장·연구위원은 "사법권의 독립은 헌법적 근거가 있지만 수사권의 독립은 헌법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사의 독립은 수사기관이나 수사 종사자의 독립이 아니라 수사를 받는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짚었다.
김 실장은 배석의 적법성과 실질적 침해 가능성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무회의 참석과 관련해서는 적법하지만, 논의 안건과 보고 사항에 따라 독립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예산이나 인력 보고라면 일반적인 행정사무여서 문제가 없고 범죄 대응 정책이나 수사 제도 개선 논의도 가능하지만, 특정한 개인 또는 사건에 대한 보고나 지시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근거로는 "공소청법에서도 장관만 구체적 지휘를 행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참여연대도 지난 15일 논평에서 "수사·공소기관장이 대통령 주재 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해 국정 방향을 공유하는 구조는 구체적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정치적 부담을 준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중수청은 김 청장의 향후 참석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참석을 거부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