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구멍 뚫어 통기성 높이고 열까지 잘 전달한다 [언박싱 연구실]
<70> 숭실대 홍지우 교수·아모레퍼시픽 공동연구
열전도율 0.22W/m·K…순수 실리콘보다 38% 높아
피부 수분 지표 60분간 유지… 화장품 사용감 평가에 활용
[파이낸셜뉴스] 숭실대 기계공학부 홍지우 교수 연구팀과 아모레퍼시픽 공동연구팀이 수증기가 빠져나갈 미세한 구멍을 만들면서도 열전도 성능을 유지하는 피부 밀착형 복합막을 개발했다. 구멍이 있는 복합막의 열전도율은 0.22W/m·K로, 구멍이 없는 같은 계열 복합재와 비슷했다. 피부에 붙인 실험에서는 수분 지표가 초기값의 103.1~107.1% 범위를 유지했다.
피부에 붙이는 패치나 웨어러블 기기는 피부의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열과 수분이 쌓이는 현상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소재 안에 공기 구멍을 만들면 열이 잘 전달되지 않는 공기층이 늘어나 열전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소재 내부에 구멍을 만들면서도 열이 이동할 길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열을 잘 전달하는 육방정 질화붕소(hBN) 입자와 유연한 실리콘계 고분자(PDMS)를 섞고, 쉽게 증발하는 퍼플루오로헥산(PFH)을 넣었다. 혼합물이 굳는 동안 PFH가 기체로 바뀌어 빠져나가면서 소재 안에 작은 구멍이 남는다. 별도의 세척이나 용매 추출 없이 한 번 굳히는 과정으로 구멍을 만드는 방식이다.
첨가 물질의 양을 조절하자 소재 전체 부피에서 구멍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31%로 달라졌다. 구멍의 평균 지름은 제조 조건에 따라 약 19.63~24.68㎛로 나타났다. 1㎛는 1mm의 1000분의 1이다. 구멍의 벽을 따라 열을 전달하는 hBN 입자들이 이어지면서 열이 이동할 길을 만들었다.
그 결과 구멍이 있는 복합막의 열전도율은 0.22W/m·K를 기록했다. 순수 PDMS의 열전도율인 0.16W/m·K보다 약 38% 높고, 구멍이 없는 hBN/PDMS 복합재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공기 구멍을 만들면 열이 전달되는 성능이 낮아지기 쉽지만, 이 소재에서는 열이 이동할 통로를 유지해 성능 저하를 줄였다.
연구팀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피부와 복합막 사이의 열 이동을 살폈다. 건강한 지원자 한 명의 팔 안쪽에 복합막을 붙이자, 부착 10초 뒤 막이 덮인 부위의 표면 온도는 주변 맨피부보다 1.20도 낮았다. 10분 뒤 온도 차이는 0.40도로 줄었다. 막을 떼어낸 직후에도 부착 부위 피부 온도는 주변보다 0.45도 낮게 측정됐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실험에서 관찰된 열 축적 감소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피부 수분 지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구멍이 없는 hBN/PDMS 복합막을 붙인 부위는 수분 지표가 5분 뒤 초기값의 146.2%로 높아졌고, 30분 뒤에는 159.5%까지 상승했다. 반면 구멍이 있는 복합막은 60분 동안 초기값의 103.1~107.1% 범위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이 수증기가 이동할 길을 만들어 피부와 막 사이에 수분이 쌓이는 현상을 줄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수치는 피부 수분 상태를 기준값과 비교한 결과로, 땀 배출량을 직접 측정한 값은 아니다.
소재가 피부와 비슷하게 변형되는지도 시험했다. 음압을 이용한 시험에서 구멍이 있는 복합막의 변형량은 0.346mm로, 맨피부의 0.496mm에 가까웠다. 구멍이 없는 순수 PDMS의 변형량은 0.066mm였다. 복합막이 변형된 뒤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정도인 회복량은 0.326mm로 측정됐다. 다만 피부 적용 실험은 건강한 지원자 한 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장기간 착용하거나 다양한 피부 조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국제학술지 '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에 온라인 게재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소재를 화장품 사용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디지털 센서리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복합막에 화장품을 바른 뒤 열과 수분의 이동 등을 측정하고, 그 결과가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사용감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