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자들, 러시아 드론 공장서 노예 취급
美 연구소 "임금 90% 갈취"
대북제재 사실상 무력화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최대 1만2000명이 심각한 인권 침해와 인신매매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 정권은 이들의 임금 중 최대 90%를 갈취해 외화 벌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조지 W 부시 연구소가 지난 14일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서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옐라부가 특별경제구역 내 드론 공장에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투입돼 인신매매 수준의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 공장을 중심으로 러시아, 북한, 중국, 이란 등 4개국이 결탁해 무인 항공기(UAV)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사용할 드론을 월 5500대 이상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은 배터리, 내부 전자 부품, 엔진, 항법 시스템 등 군과 민간 겸용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샤헤드' 드론 기술을 제공해 러시아가 개량형 드론을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북한은 노동자를 파견해 대규모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대니얼 핑크스턴 트로이대 교수는 "이들 4개국의 지리적 위치가 서로 연결돼 있어 국제사회의 어떠한 차단이나 개입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실태는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해당 결의안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2년 이내에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송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북한의 집단학살을 막기 위한 세계연합' 소속 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송영채 교수는 "북한 정권이 자국민의 노동력을 국가 간 거래 형식으로 팔아넘기고, 출국을 통제하며 임금 대부분을 거두어들인다"며 "이는 명백한 강제 노동이자 국가 차원의 현대판 노예제"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벽히 무시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체제 자체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북한이 이번 전쟁 참여와 노동자 파견을 통해 현대전의 핵심인 드론 기술과 실전 데이터를 습득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북한이 차세대 드론 역량을 고도화함에 따라 한국 군 당국의 방어 체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전망이라고 DW는 전했다.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