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AX 갈길 바쁜 보험사… 10곳 중 8곳 "망분리 규제가 AI 발목"

홍예지 기자,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수·보험금 심사 등 이미 AI 투입
외부AI·내부DB 연계 원활해져야
"안전성 전제의 제도 정비 있어야"

보험금 심사와 계약 인수 등 보험사의 핵심 업무에 인공지능(AI)이 속속 투입되고 있지만 규제장벽에 AI 전환(AX)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보험사 10곳 중 8곳이 '망분리 등 규제'를 AI 활용의 주요 제약으로 꼽았다. 최근 금융권 해킹사고 여파로 금융당국의 망분리 규제 완화 속도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 보험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5대 손해보험사와 3대 생명보험사 등 국내 주요 보험사 10곳의 AI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8곳이 망분리 등 규제를 AI 활용의 가장 큰 제약으로 지목했다.

AI는 이미 보험사의 핵심 업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10곳 중 7곳은 '인수심사·보험금 심사 등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 등 단순 업무보조를 넘어 실제 심사업무에도 AI가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활용 범위를 넓히는 과정이다. 망분리는 금융사 내부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해 사이버 공격과 정보유출을 막는 보안체계다. 하지만 외부 클라우드 기반 AI를 활용하거나 AI를 사내 시스템·데이터베이스(DB)와 연결할 때는 제약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사내 데이터를 분석하고 업무 시스템과 연계해 심사를 지원하려면 외부 기술과 내부 업무환경을 안전하게 연결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행 보안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AI 활용이 앞으로 업무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류 확인과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하는 것은 물론 인수심사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AI가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분석·제시하는 역할도 커질 수 있어서다. 외부 AI와 내부 데이터의 연계가 원활해지면 보험분야에서 활용 영역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보안 수준을 낮추는 일률적인 규제 완화보다 안전성을 전제로 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검증된 외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보안기준을 명확히 하고, 혁신금융서비스 신청·보안 평가·관련 보고 등 유사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식별화·가명처리 데이터의 활용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망분리 예외를 통해 외부 AI를 활용하더라도 사내 시스템이나 DB와 연계하는 데는 여전히 제약이 있다"며 "보안 수준은 유지하면서 AI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명확한 보안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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