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케네디가의 비극'…RFK 손녀 카일 케네디, 투병 끝 42세로 별세
2020년 불의의 척수 손상으로 전신 마비…지난달 매사추세츠 자택서 영면
하버드 석사 후 빈민층 교육 개혁 헌신…사고 후엔 '장애인 권익 보호' 앞장
42세 암살된 조부 로버트 케네디, 39세 스키 사고로 떠난 부친 이어 단명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에서 또 한 명의 비보가 전해졌다.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RFK) 전 상원의원의 손녀인 카일 프랜시스 케네디가 4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보스턴글로브 등 외신에 따르면, 카일 케네디는 지난달 21일 매사추세츠주 웨스트우드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는 지난 2020년 심각한 척수 손상을 입은 뒤 장기간 마비와 각종 건강 문제를 겪으며 투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RFK의 여섯째 아들인 마이클 케네디와 빅토리아 기퍼드 사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생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했다. 조지타운대 역사학과 졸업 후 페이스대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비영리 교육단체 '티치 포 아메리카'에 합류해 뉴욕시 공립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등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교육 개혁에 앞장섰다.
운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 2019년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던 그는 이듬해 발생한 불의의 척수 손상 사고로 삶의 큰 변곡점을 맞았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장애인 권익 보호 활동가로 변신해 매사추세츠주 의회 청문회에서 장애인 의료 서비스 차별 문제를 고발하는 등 불평등 해소에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은 부고를 통해 "고인은 힘겨운 투병 생활 속에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과 의지를 잃지 않았으며, 두 아들(12세 코너·10세 데클런)에게 최고의 엄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추모했다.
그의 죽음으로 잇단 사고와 암살로 점철된 '케네디가의 저주'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고인의 할아버지인 RFK는 196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도중 42세의 나이로 암살됐으며, 큰할아버지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역시 1963년 댈러스에서 총탄에 쓰러졌다. 고인의 아버지 마이클 케네디는 1997년 콜로라도에서 스키 사고로 39세에 목숨을 잃었다.
이 밖에도 1999년 존 F. 케네디 주니어의 경비행기 추락사(38세), 2019년 RFK의 손녀 시어셔 케네디 힐의 약물 과다 복용 사망(22세), 2020년 메이브 케네디 매킨의 카누 익사 사고에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존 F. 케네디의 외손녀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35세의 젊은 나이에 백혈병으로 별세하는 등 가문의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