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야구 직관 가냐고요? 그냥 놀러가는 길인데요[Weekend 스타일]
야구장 밖으로 나온 ‘블록코어’
응원복 넘어 일상복 된 유니폼
삼성 라이온즈·에잇세컨즈 콜라보
2030 팬심에 초점 맞춰 ‘완판 행진’
LG, 마뗑킴·세터·잔스포츠와 협업
가을야구의 계절이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한 프로야구의 열기는 경기장 밖에서도 뜨겁다. 패션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응원복으로 주로 소비되던 유니폼 패션은 일상복으로 활용되는 '블록코어(Blokecore)'로 자리잡았다. 패션기업들은 앞다퉈 야구 구단과 협업 상품을 내놓으며 팬덤을 끌어모으고 있다.
■유니폼 패션, 응원복 넘어 일상으로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블록코어는 영국에서 남자를 뜻하는 속어 '블록(Bloke)'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이라는 의미의 신조어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다. 영국 축구 팬들의 유니폼 패션에서 유래해 유명인들이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함께 착용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맞물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아디다스와 협업해 선보인 2023 봄·여름(SS) 컬렉션이 인기를 끌면서 스포츠 유니폼을 활용한 패션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뉴진스, 블랙핑크 등 유명 연예인의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며 확산 속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유니폼 패션이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기 프로 스포츠인 야구가 블록코어의 중심에 섰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2030 여성이 야구 주요 팬층으로 등장하면서 유니폼을 일상복과 매치하는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야구장을 찾은 관중의 57%가 여성으로, 관중의 절반을 넘어섰다.
패션업계의 협업 경쟁도 치열해졌다. 정규 시즌 2위로 오는 25일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삼성라이온즈는 에잇세컨즈와 협업 상품을 내놨다. 에잇세컨즈는 기획 단계부터 2030 임직원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팬심을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니클로는 부산 지역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롯데자이언츠 협업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새단장한 유니클로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점 당일 협업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2030 여성 협업 상품 구매 주도
야구 구단과 패션 브랜드의 협업은 실제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과 에잇세컨즈의 협업 제품은 출시 첫날 모든 판매처에서 준비된 수량이 매진됐다. 에잇세컨즈가 협업 상품 출시 후 당일 완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잇세컨즈는 명동점, 롯데월드몰점, 홍대입구역점, 코엑스점, 대구 동성로본점 등 주요 매장 12곳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팀스토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F샵에서 협업 제품을 판매했다. 통상적인 협업 상품보다 2~3배 많은 물량을 준비했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몰리면서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추가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예약 판매를 진행했고,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예약 물량까지 30억원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판매 이후에도 추가 생산에 들어가 포스트 시즌이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명동점, 롯데월드몰점, 타임스퀘어점, 스타필드수원점, 현대판교점, 대구동성로본점 등 6개 매장에서 판매를 재개했다. 추가 입고된 물량도 대부분 품절됐다.
특히 여성 고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출시 첫날 SSF샵에서 진행한 협업 상품 라이브 커머스 고객 중 여성 비중이 65%, 30대는 46%를 차지했다. 야구 팬층의 변화가 패션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구단들도 여성 팬층을 겨냥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LG트윈스는 올 시즌 K패션 브랜드 마뗑킴, 세터와 잇따라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백팩 브랜드 잔스포츠와 협업한 상품은 출시 당일 무신사 판매 순위 1~5위를 차지했다. 여성패션 플랫폼 W컨셉은 스포츠웨어 브랜드 미나수와 SSG랜더스 협업 컬렉션을 단독 출시했다. 일부 제품은 하루 만에 품절됐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판매된 물량도 하루 만에 대부분 소진됐다.
■유행 넘어 패션 장르로 정착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흐름은 야구뿐 아니라 축구 등 다른 종목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주요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오전에 진행되면서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는 응원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셔츠, 피케 티셔츠, 니트 등 주요 상품군의 레드 색상을 늘린 결과,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스파오는 프로축구단 울산 HD와 협업 상품을 내놓는 등 프로축구 구단과 협업도 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202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록코어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확고한 스타일 장르로 자리잡았다"며 "스포츠 구단 팬심을 자극하는 제품 디테일과 스토리텔링, 일상생활에서도 힙하게 매치할 수 있는 디자인이 흥행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명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