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팔고 민주당 산다"…美 중간선거에 한국 증시도 긴장
민주당 상원 장악 기대 커지고 있는 상황
국내 증시도 전력기기·신재생·바이오 등
정책 민감 업종별 희비 갈릴 가능성 있어
반도체·AI 투자 규제와 관세 정책 변수로
[파이낸셜뉴스] 미국 월가에서 '공화당을 팔고 민주당을 사는' 전략이 부상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파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의회 장악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선거 이후 정책 변화를 예상해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산업정책과 인공지능(AI) 규제, 에너지 정책 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미국 전략 노트'에서 민주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선거 결과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변수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이 8월 이후 50%를 웃돌기 시작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월 이후 미국 증시에서는 상승 종목의 저변이 유지되고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도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 장기금리 하락이나 경기 침체 우려만으로 해석하기보다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이 50%를 넘어선 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주요 정책에 연관된 일부 종목이 약세를 보인 점을 짚었다.
데이터센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DTCR의 약세와 민주당 테마 ETF인 DEMZ, 공화당 테마 ETF인 MAGA의 상대 성과 변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특정 ETF의 움직임만으로 투자자들의 정치적 전망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금리와 기업 실적 등 다른 변수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전력기기와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방산·원전 등은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관련한 규제 및 비용 분담 논의가 강화될 수 있다. 빅테크 기업에는 비용 부담 요인이지만, 전력망 병목을 해결하기 위한 변전소와 독립형 전력망 구축이 늘어난다면 미국에 전력설비를 공급하는 국내 전력기기 업체에는 새로운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 자체가 위축될 경우 관련 설비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 업종도 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 친환경에너지 지원책이나 의료보험 지원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기존 행정부의 친기업·규제 완화 기조와 방산·원전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기업의 실제 수혜 여부는 정책 방향뿐 아니라 예산과 세제 혜택의 구체적인 내용, 사업 경쟁력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전력망 연결이 늦어지면 반도체와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규제 강화가 곧바로 AI 투자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빅테크의 AI 경쟁이 계속되고 데이터센터 투자가 유지된다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주를 바라볼 때는 선거 결과 자체보다 실제 AI 설비투자 계획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 메모리 수요 전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선거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변화도 국내 증시의 변수다. 한국은행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경우 AI 규제 우려와 성장 둔화 가능성으로 미국 장기금리와 주가,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와 달러의 움직임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실제 영향은 선거 결과가 시장 예상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 물가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선거 결과를 미리 예측해 장기 포지션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으며, 실제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 역시 정치 테마에만 의존하기보다 미국 정책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주와 수출, 비용 구조, 이익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