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작가 무라카미 류 별세…사회 묘사 소설 집필
전쟁·성·폭력 등 적나라한 사회 문제 파고든 베스트셀러 작가…향년 74세
'코인 로커 베이비즈',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등으로 인기
[파이낸셜뉴스]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가 별세했다. 향년 74세.
23일 교도통신·NHK 등에 따르면 무라카미 작가는 지난 17일 세상을 떠나 가족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1952년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출신인 그는 대학 재학 시절 집필한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일본 저명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문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사세보시에서 태어나 미군 기지가 있는 도쿄도 훗사시에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이 소설에서 퇴폐적인 일상을 보내는 젊은이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그는 인간 본연의 자아를 탐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인 로커(물품보관함)에 버려진 아이들이 살아남아 가는 모습을 개성 있는 문체로 그려낸 '코인 로커 베이비즈', 세계 대공황 속 일본에서 젊은이들이 정치적으로 부상하는 모습을 다룬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누렸다.
'희망의 나라 엑서더스'에서는 일본 사회를 천천히 죽어가는 환자로 묘사했고 노인들이 새로운 사회를 일궈내려고 공영방송, 아이돌그룹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가한다는 내용의 '올드 테러리스트'를 집필했다.
영화감독, 각본가로도 활동했으며 2006년부터 TV도쿄의 시사 경제 프로그램인 '캄브리아 궁전' 메인 MC를 맡기도 했다.
북한 특수부대가 후쿠오카 돔을 점거한다는 내용의 2005년 작 '반도에서 나가라'는 탈북자 수기를 읽은 것이 집필 계기로 알려진다.
그는 이 소설의 집필을 위해 10년여의 구상 기간과 4년여의 자료 수집 과정을 거쳐 그는 200여권에 달하는 북한 관련 서적을 읽고 수십 명의 탈북자들과 직접 인터뷰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작중 인물인 의사 세라키의 입을 빌려 과거 일제강점기에 대해 "일본이 한국에 공장을 짓고 철도를 부설하는 등 좋은 일도 많이 했지만, 사람도 많이 죽였다"라고 언급해서 식민지 근대화론을 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전쟁, 성, 폭력 등 현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소설들로 일본 사회 시스템을 비판하고 전체주의보다 개인주의를 강조했다.
일본 사회에서는 같은 시기에 활동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더블 무라카미'라고 불렸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