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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없어 못 잡던 난치성 암… 암세포에 '표적' 심어 치료길 열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화여대·서울대 공동연구팀, 연골육종 '유전자 회로' 면역치료 전략 개발
암세포만 찾아 치료 단백질 생성… 원격 전이 암까지 축소 효과 확인

연골육종의 새로운 병용 면역치료 전략을 개발한 김이준 이화여대 의학과 교수(왼쪽)와 김진홍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화여대 제공
연골육종의 새로운 병용 면역치료 전략을 개발한 김이준 이화여대 의학과 교수(왼쪽)와 김진홍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화여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면역세포가 찾아내기 힘들어 기존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던 난치성 암에 인공 유전자 장치를 이용해 '면역 표적'을 직접 만들어 치료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수술 외에는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던 악성 골종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자대학교 의학과 김이준 교수팀은 서울대 김진홍 교수, 미국 다나 파버 암연구소 밍루 우(Ming-Ru Wu)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암세포에 면역 표적을 생성하고 면역 방해 인자를 차단하는 병용 면역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트렌즈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연골육종'은 전이가 빠르고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잘 듣지 않는 대표적인 난치성 암이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30%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최근 암 치료에 널리 쓰이는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공격할 암세포 표면의 '표적(항원)'을 보고 찾아가는데, 연골육종은 이 표적이 거의 없어 면역세포가 암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운 표적을 찾아내는 대신, 암세포가 스스로 표적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유전자 회로' 기술로 돌파구를 찾았다. 연골육종 암세포에서만 특이하게 작동하는 일종의 '유전자 스위치'를 발굴한 뒤, 두 가지 스위치가 모두 켜질 때만 작동하는 안전장치 회로를 설계한 것이다. 이 회로가 작동하면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연골육종 암세포에서만 면역세포를 끌어당기는 치료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여기에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기 위해 내보내는 억제 물질(MIF)을 차단하는 항체를 함께 투여하는 치료법을 적용했다. 면역 시스템을 갖춘 실험용 쥐에 두 치료제를 함께 투여한 결과 종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한쪽 종양에만 약을 넣었음에도 치료제를 직접 투여하지 않은 반대편의 전이 종양까지 함께 줄어드는 '원격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김이준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 외에는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연골육종 환자에게 전신 면역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표적이 부족해 면역치료가 어려웠던 다른 난치성 암으로도 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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