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아내, 저녁엔 남편"…구의원 예비후보 부부 폭행한 남성 실형 [사건실화]
선거운동 중 예비후보 배우자 머리채 잡아 같은 날 남편 찾아가 얼굴 4차례 폭행 택시 파손에 경찰서 유치장서도 난동 法 "선거의 자유 침해" 각각 징역 1년
[파이낸셜뉴스] "오늘 아침 당신 아내도 때렸다."
지난 4월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편의점 앞. 구의원 예비후보자가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선거운동을 하던 중 한 남성이 다가와 이같이 말했다. 불과 11시간 전 예비후보자의 아내를 폭행한 A씨였다. A씨는 곧바로 예비후보자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주먹으로 약 4차례 때렸다.
A씨의 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근 도로에서 택시를 파손한 데 이어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에도 경찰서에서 옷을 벗고 기물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웠다.
당시 구의원 예비후보자의 아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남편은 성동구 마장·사근·송정·용답동 선거구에 출마하려던 구의원 예비후보자였다.
아내와 대화를 나누던 A씨는 그가 해당 지역에서 20년간 거주했다거나 구의원 선거에서 3등까지 당선된다는 취지로 말하자 불만을 품었다. A씨는 갑자기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버스정류장 의자에 밀쳐 눌렀다.
이후 A씨는 같은 날 오후 6시 45분께 성동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선거운동 중이던 예비후보자를 발견하자 다시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오전에 그의 아내를 폭행한 사실을 언급한 뒤 멱살을 잡고 얼굴을 주먹으로 약 4차례 때렸다.
A씨는 예비후보자를 폭행한 직후 인근 도로에서 또다시 난동을 부렸다. 오후 6시 46분께 도로를 지나던 택시 앞으로 달려가 길을 막아선 뒤 택시기사가 이동하려 하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차량 트렁크에 집어 던졌다.
이 충격으로 택시 뒤편 로고의 글자가 떨어지고 트렁크 일부가 움푹 패였다. 차량 수리비는 약 56만원에 달했다.
경찰서 통합수사당직실로 인치된 A씨는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집어 던지고 옷을 모두 벗은 채 욕설을 했다. 대기의자 시트 3개를 손으로 뜯어 찢은 뒤 조사석을 향해 던지기도 했다.
유치장에 입감된 뒤에도 난동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보호실 세면대 옆에 설치된 안전손잡이를 잡아당겨 부쉈고, 다음 날 새벽에는 매트리스를 찢었다. 이어 물에 적신 자신의 바지를 폐쇄회로(CC)TV에 던져 카메라 커버까지 떨어뜨렸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특수재물손괴죄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1월 23일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형기를 마친 지 3개월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부(고충정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물손괴,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징역 1년, 나머지 범죄로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판결은 지난 2일 선고됐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의 정신질환 병력에 따른 심신미약 여부도 쟁점이 됐다. A씨는 과거 양극성 정동장애와 조현병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경위와 일시,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범행 당시 정신적 장애가 발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심신미약에 따른 형 감경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거운동 중인 선거인이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한 폭행은 개인적 법익침해를 넘어 민주정치의 근간이 되는 선거의 자유라는 중대한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과 택시기사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 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나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