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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광재 "AI 시대 국민이 부의 주주 돼야, 금수저 아닌 국가수저 만들자"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돈 쓰는 정부에서 돈 버는 정부로 전환해야"
출생 시 1억원 투자하는 국민생애기본자산 제안
"국민연금 1% 국내 주택 투자도 생각해볼 만"
신도시 10~15%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 구상
AI 활용 예산 심사·동남권투자공사 등 제시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제 아빠찬스, 엄마찬스가 아니라 국가찬스입니다. 금수저, 은수저가 아니라 '국가수저'를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생산성과 부가 급증하더라도 그 과실이 일부 기업과 자본에 집중된다면 국민의 삶은 나아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투자국가'다. 예산을 편성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부펀드와 연기금, 공공자산 등을 활용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그 수익을 국민과 나누자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돈을 쓰는 정부에서 돈을 버는 정부로, 보조금 경제에서 투자 경제로 전환하자"며 국민이 AI 시대 부의 원천적인 주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출생 시 국가가 1억원을 투자해 청년기의 주거·교육·창업 자금과 노후자산을 마련하는 '국민생애기본자산'을 제안했다. 신도시 지분적립형 주택 확대, 국민연금 자산 일부의 국내 주택 투자, AI를 활용한 예산 심사, 지역별 투자공사 설립 등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온 정책들이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돈 쓰는 정부에서 돈 버는 정부로"

―AI 시대에 국가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AI 혁명은 엄청난 생산성과 부를 가져오겠지만 대부분은 빅테크와 자본이 가져갈 것이다. 국민이 AI 시대 부의 원천적인 주주가 돼야 자기 삶을 지킬 수 있다. 돈을 쓰는 정부에서 돈을 버는 정부로, 보조금 경제에서 투자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아빠찬스, 엄마찬스가 아니라 국가찬스다. 금수저, 은수저가 아니라 국가수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국가수저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은 무엇인가.

▲국부펀드를 활용한 국민생애기본자산을 생각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가 1억원을 투자하고 장기간 운용하는 방식이다. 연 7% 수익률을 가정하면 20세에 약 3억8600만원이 된다. 이 가운데 1억원을 학업이나 주거, 창업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를 계속 운용하면 65세에는 약 60억원이 된다. 40억원은 개인의 노후자산으로 활용하고 20억원은 다시 국가로 돌려 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하자는 구상이다.

―출생아 한 명당 1억원이면 재정 부담이 상당할 텐데.

▲1억원을 해야 하는지 5000만원을 해야 하는지, 수익률을 7%로 볼 것인지 6%로 볼 것인지 충분한 논쟁이 필요하다. 국가 예산의 일부와 쓰지 못하고 남는 예산, 공공기관 등이 보유한 주식의 배당금, 투자수익 등을 재원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오는 11월 초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어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 7% 수익률을 장기간 유지한다는 전제가 낙관적인 것 아닌가.

▲수익률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7%가 아니라 6%로 운용되면 어떻게 되는지도 논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국가가 장기투자를 통해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국가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하다고 보는가.

▲정부 예산만 봐서는 안 된다. 정부 예산이 약 800조원이고 연기금이 1500조원, 국공유자산이 3500조원, 시장에 있는 자금이 약 8000조원이다. 국가에는 이렇게 네 개의 돈주머니가 있다. 주택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일반회계와 연기금, 국공유자산, 금융기법을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합적으로 보는 국가 시스템이 없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집에 인생 저당 잡혀 살 수는 없어"

―주택 문제에도 투자국가 구상을 적용할 수 있나.

▲집에 인생을 저당 잡혀서 살 수는 없다. 지분적립형 주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집이라면 개인이 처음에 2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지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 같은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것이다. 이후 소득이 늘어나는 데 따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 된다.

―어느 정도 규모로 공급할 수 있다고 보는가.

▲새로 조성하는 신도시에서 전체 주택의 10~15% 정도를 지분적립형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부에도 여러 차례 건의했다.

―국민연금 자산을 국내 주택에 투자하자는 제안도 했는데.

▲국민연금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놓고 1%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7% 이익을 낼 것이냐, 국내에 투자해 3~4% 이익을 낼 것이냐를 놓고 보면 후자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

―국민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민연금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전제에서 논의해야 한다. 다만 연금 자산을 활용해 국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AI 예산, 이름만 붙였다고 퍼줘선 안 돼"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중점적으로 볼 분야는.

▲주택과 출퇴근 교통, 중소벤처기업, 보육, 문화 분야에 재정을 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삶과 직접 연결되는 분야이면서 앞으로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는 영역들이다.

―재정 지출의 비효율 문제는 어떻게 개선할 생각인가.

▲매년 약 40조원에 달하는 불용액이 발생한다. 지방과 교육 분야에서 쓰지 못하고 남는 돈이 상당하다.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AI를 예산 심사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무엇인가.

▲AI라는 말 하나로 퍼주는 예산이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AI를 활용해 특정 분야의 예산을 들여다보면 중복되거나 낭비되는 사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그런 심사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지역에도 보조금 아닌 투자 필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일 해법은.

▲지역에 예산을 나눠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로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울산·경남은 자동차와 조선, 항공 등 제조업 기반이 강하다. 여기에 피지컬AI를 접목하면 새로운 산업을 키울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할 동남권투자공사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

―동남권투자공사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가.

▲지역의 산업 기반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공공이 마중물을 마련하고 민간투자를 함께 끌어들이는 구조를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돈을 배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와 산업 육성을 연결하는 것이다.

―지방대학의 경쟁력 약화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대학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만 따로 지원해서는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KAIST, 진주의 경상국립대와 LH, 전주의 대학과 국민연금 등 지역별로 연결할 수 있는 자산이 있다. 이런 자산을 묶어 지역의 성장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대미투자·원전·한일 협력까지

―대규모 대미투자 사업의 재원과 위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고 보는가.

▲아시아개발은행(ADB) 같은 다자개발은행의 자본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 투자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을 분담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알래스카 LNG 사업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도 이런 접근을 검토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미국 원전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의 참여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원전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기자재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와 시공 등 더 넓은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근로소득세 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근로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이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되면서 직장인들의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특히 8800만원 구간은 2007년 이후 유지돼 왔다. 근로소득자에 대한 공제 확대 등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일 경제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확대해야 하나.

▲한국과 일본이 에너지를 공동으로 구매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AI와 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경제안보와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양국이 함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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