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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올랐다는데 내 주식만 왜?"…개미 10명 중 8명이 폭망 한 기막힌 이유 [머니 시그널]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0.30% 상승한 5550.30 마감…겉으로는 반등
상승 173개·하락 717개…하락 종목이 4배 이상 많아
SK하이닉스 4.42% 급등…소수 대형주가 지수 끌어올려
지수 상승과 내 계좌 수익률은 별개…개미들의 착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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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주식시장이 반등했다는 뉴스에 부푼 마음으로 증권앱(MTS)을 켠다. 그런데 전광판이 이상하다.

코스피 지수는 빨간불을 켰다는데 정작 내 계좌 속 주식들은 온통 시퍼렇게 질려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랐다는 축포 소리도, 다른 종목에 물린 평범한 투자자들에게는 그저 남의 집 잔치일 뿐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저 내가 운이 나빠서, 종목을 잘못 골라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놀랍게도 지난 23일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코스피는 올랐는데, 주식 10개 중 8개 가까이가 뒷걸음질 친 기형적인 '가짜 반등' 장세였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53포인트(0.30%) 상승한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52% 폭락했던 충격을 딛고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들의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실상은 처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고작 173개에 불과했다. 반면 하락한 종목은 무려 717개(보합 23개)에 달했다. 전체 913개 종목 중 약 78.5%가 하락을 면치 못한 것이다. 지수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전반의 온기가 돌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되는 명백한 이유다.

그렇다면 700개가 넘는 종목이 추락했는데도 코스피 지수는 어떻게 상승 마감할 수 있었을까. 비밀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는 코스피 지수의 계산법에 숨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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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모든 종목의 상승률을 똑같이 1/n로 나누지 않는다. 몸집(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시가총액 100조 원인 기업과 1조 원인 기업이 똑같이 1% 오르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100배 차이가 난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린 것은 '반도체 투톱' 등 소수의 공룡 대형주들이었다. SK하이닉스가 전날보다 4.42% 급등한 127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바이오로직스(7.71%), SK스퀘어(3.20%), 삼성전자(0.47%)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중복 상장에 따른 가치 할인 우려를 털어낸 점이 투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반면 현대차(-1.99%), KB금융(-3.29%), 삼성전기(-2.01%), LG에너지솔루션(-1.79%) 등 다른 업종의 대표주들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거대 기업 몇 곳이 폭등하며 코스피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는 거대한 '착시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시장 내면의 수급 상황은 더욱 위태로웠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약 1조 원어치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냈다. 기관이 8700억 원, 개인이 500억 원을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지만, 대규모 매도 폭탄 속에서 특정 대형주로만 매수세가 쏠렸다. 장 초반 4.12%까지 급락하며 5305.98로 곤두박질쳤던 지수가 오후 들어 무려 244.32포인트를 회복하는 미친 널뛰기 장세가 연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지수와 개별 종목이 엇박자를 낼 때 '시장의 폭(Market Breadth)'을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수가 오를 때 상승 종목 수도 함께 늘어나야 시장 전반에 진정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지수만 오르고 하락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소수의 대형주가 억지로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왜곡된 시장일 확률이 높다.

이런 장세에서 특정 대형주를 들고 있지 않은 투자자는 철저히 소외될 수밖에 없다.

분산 투자한 내 계좌의 종목들이 평균 2% 하락했다면, 뉴스에서 코스피가 올랐다고 떠들어도 내 계좌의 3000만 원 중 60만 원은 이미 증발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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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광판의 '지수'에만 매몰되지 않는 냉정함이다.

0.30% 올랐다는 하나의 숫자 뒤에는 무려 717개 종목 주주들의 피눈물이 섞여 있다. 월급을 쪼개 모은 돈, 자녀 교육비, 은퇴 자금 등 개인이 투자한 목돈의 무게는 저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주식시장에 봄이 왔다는 뉴스가 들려와도 내 계좌에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수의 착시에 속아 섣불리 덤벼들기보다, 내가 쥔 종목의 진짜 가치와 수급 변화에 집중하는 것만이 험난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생존법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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