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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막으려다 장사도 멈췄다…日기업 덮친 'PHP 쇼크'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비스 중단 500건 넘어…매출 타격 우려
낡은 시스템 교체·점검에 복구 지연
美기업은 운영 유지하며 보안 강화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PHP 보안 결함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한 일본 기업들이 낡은 시스템의 교체·점검에 발목을 잡히자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점검을 마친 쇼핑몰이 다시 문을 닫고 낡은 시스템을 고치기 어려워 서비스를 끝낸 게임도 나왔다. 일본 내 서비스 중단은 누적 500건을 넘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지난 21일 PHP 수정 프로그램이 공개된 뒤 긴급 점검에 나섰지만 사용 현황 파악과 시스템 점검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IT업체들은 주말에도 직원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PHP는 로그인 확인과 게시물 조회 등 웹사이트의 서버 기능을 처리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워드프레스 같은 웹사이트 제작 도구에도 쓰인다. 조사 서비스 W3Techs.com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트의 69%가 사용한다. 이번 결함을 악용하면 외부 공격자가 서버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해 정보를 빼내거나 사이트를 변조할 수 있다.

복구했다 다시 중단…"길어지면 매출 영향"

화장품기업 오르비스는 21일 밤 쇼핑몰 점검을 시작해 22일 낮 서비스를 재개했다. 그러나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같은 날 다시 중단했다. 23일 저녁까지 재개 시점을 정하지 못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점검 중인 반다이남코홀딩스도 수정 패치를 적용하거나 프로그램을 교체하고 있다. 회사 담당자는 "영향을 받는 범위를 모두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안기업 어슈어드가 X의 공지를 분석한 결과 일본 내 서비스 중단은 누적 500건을 넘었다. 지난 23일 오후 2시 기준 중단을 알린 조직 가운데 약 60%인 285건에서는 재개 공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 책임자인 스즈키 야스히로는 "사내와 외주업체를 포함해 어디에서 PHP를 쓰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이 끝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 도마쓰 사이버의 노미야마 마사시 파트너도 "일본 기업에는 구형 소프트웨어를 쓰는 사이트가 많다"며 "사이버 공격을 많이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업데이트도 간단하지 않다. 최신 버전으로 바꾸면 기존 결제·회원관리 기능 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 연결된 프로그램까지 점검해야 한다. 보안기업 S&J의 미와 노부오 사장은 "패치를 적용하면 사이트 간 연동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전체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서비스를 아예 끝낸 곳도 있다. 여행 게임 '월드퀘스트'는 지난 21일 오래된 시스템으로 충분한 보안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운영을 종료했다. 2011년부터 서비스한 '내 마계를 구해줘!'도 기존 장비로는 안전한 대응이 어렵고 새 환경으로 이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종료를 발표했다.

한 제조업체 담당자는 "대응이 길어지면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日은 예방적 중단…美는 운영하며 수정

일본의 서비스 중단이 많다고 실제 해킹 피해까지 다른 국가보다 크다는 뜻은 아니다. 상당수 기업과 정부기관은 공격을 막기 위해 예방적으로 운영을 멈췄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신속한 수정이 어려우면 사이트 일시 중단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운영을 유지하며 수정한 기업이 많았다. 터프츠대의 조지핀 울프 교수는 "미국에서 예방적으로 사이트를 중단한 조직은 유럽이나 일본보다 훨씬 적다"며 각 조직이 물밑에서 취약점 수정과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인프라 기업들은 공개 전부터 방어책을 준비했다. 이번 결함은 10년 넘게 발견되지 않다가 AI를 활용한 검증 과정에서 드러났다. PHP 관리단체는 8월부터 미국 정부·기술기업과 정보를 비공개로 공유하며 수정을 준비했다. 협의에 참여한 클라우드플레어는 공개 9시간 전부터 고객 사이트에 보호 조치를 제공했다.

매슈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닛케이에 "분당 100만건의 공격 통신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대부분 취약한 서버를 찾는 통신으로 자사 방어망에서는 막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서버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재난정보 전달에도 차질이 생겼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3일부터 소프트뱅크·와이모바일·LINEMO의 긴급속보메일 발송을 중단했다. 이날 회사 공지에 따르면 점검은 오는 26일 완료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당 서비스를 통한 지진·쓰나미 경보와 재난·대피 정보를 받을 수 없어 대체 앱을 안내했다.

NTT도코모도 J얼럿과 지방자치단체의 재난·대피 정보 등 일부 발송을 중단했다. 다만 긴급지진속보와 쓰나미 경보는 유지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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