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수주 늘어도 환율에 발목…패션 OEM 울상

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영원무역, 기능성 의류 수주 확대
한세실업도 美 유통업체 주문 회복
원화 강세에 실적 개선 효과 제한

영원무역, 한세실업 재공품 재고자산 추이
(원)
영원무역 한세실업
2026년 6월 말 1236억 752억
2025년 6월 말 939억 716억

[파이낸셜뉴스] 노스페이스 등 글로벌 브랜드 의류를 생산하는 패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고객사 주문은 늘고 있지만, 원화 강세로 인해 원화 환산 매출 전망치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3·4분기 영원무역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조3102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2052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각각 2.9%, 3.1% 줄었다.

한세실업도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 한세실업의 3·4분기 매출액은 5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36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전망치는 13.2%, 매출 전망은 2.9% 낮아졌다.

패션 OEM 실적 예상치가 낮아진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노스페이스, 자라, H&M 등 글로벌 브랜드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달러 매출 비중이 높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1326.9원으로 전일 대비 0.03% 올랐다. 1320원대 원·달러 환율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올 들어 1500원대에 거래됐던 원·달러 환율이 10% 가량 떨어졌다.

반면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은 증가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등 기존 고객사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사 수주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재고자산이 3.1% 증가한 가운데 생산에 투입된 재공품 재고가 32% 늘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온, 알로 등 글로벌 성장세가 높은 신생 브랜드의 발주가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한세실업은 미국 소비심리 부진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의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8로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물가, 고금리로 구매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세실업은 타깃, 월마트 등 미국 마트업체와 중저가 브랜드 고객사 비중이 높다. 다만 미국 경기 둔화로 최저 수준에 머물렀던 발주가 회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유통업체의 주문 정상화가 물량 증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세실업의 생산 중 재고는 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의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영원무역 수주가 늘고 있지만 수출 기업 특성상 환율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한세실업도 고객사 물량이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대외 여건이 수출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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