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마약 전과자 택배 운전 제한 정당"…헌재 6대 3 합헌 결정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
"택배 이용자 안전·신뢰 확보 필요"
소수의견 "사회복귀 저해 우려"

헌법재판소 간판.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간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마약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택배기사의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소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마약범죄의 재범 가능성과 택배 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하면 일정 기간 운전 업무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일부 재판관은 개인별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장기간의 직업 제한이 사회복귀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택배기사로 일하던 A씨가 약 20년 전 마약범죄 전력을 이유로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소당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0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하고 2018년 화물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택배기사로 일했다. 그러나 거제시는 2021년 11월 과거 마약범죄 전력을 확인하고 A씨의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소했다.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최대 20년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이 취소된다.

A씨는 자격 취소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해당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법원은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규제라고 판단했다.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을 고려하면 마약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의 택배 운전 업무를 일정 기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특히 택배기사가 업무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약범죄 재발에 따른 사고와 추가 범죄를 예방하고 택배 서비스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종사 제한 기간을 최대 20년으로 정하면서도 범죄 종류와 죄질, 형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인 기간을 정하도록 한 점도 합헌 판단의 근거가 됐다. 범죄의 경중에 따라 제한 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어 일률적인 직업 제한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과거 범죄 전력에 새로운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마약범죄 전력에 대한 법적 평가가 마약범죄 확산 등 사회적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관 3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김상환·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아진 사람에게도 별도의 심사나 예외 없이 장기간 직업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인의 재범 위험성과 사회복귀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생계활동을 제한하면 오히려 재활과 사회복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