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일치기 방중 속셈은? '항미원조' 부각해 내달 북미회담 변수
김정은 사망설 일축 시켜..중국 단둥에서 공개행사
북한군 '지뢰 폭발사고' 국제사회 비난 시선 돌려
[파이낸셜뉴스]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루 일정으로 1년 1개월여만에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하고 신속히 귀국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지난 15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거쳐 당일치기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가 아닌 차량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행사는 새로운 북중경제협력의 상징물인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반미의 상징물인 항미원조기념관을 김 위원장이 직접 찾은 것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중국군은 6·25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 기념일로 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기념탑에 헌화하고 "중국인민과 함께 싸운 영광의 연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 혁명을 피로써 도와준 중국인민에 대한 영원한 감사를 대를 이어 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 북한과 함께 싸운 역사를 부각 시켰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돌발 행보는 내달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방중 일정 기간에 김 위원장과 만남을 희망해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에 대한 일체 언급을 피해왔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전날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행보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집된 첩보와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 방중의 구체적인 의도와 배경을 분석중이다. 우리 정부측 관계자는 "북미 회담과 관련한 사전 논의는 힘들어 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최선희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배석은 북미 대화 문제 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왕후닝 주석은 시진핑 주석의 책사 겸 측근 중의 측근이므로 북미대화 문제 논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북한은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향후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회피까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일치기 중국 방문을 전세계에 직접 선전하면서 중국인 단기 관광객들의 북한 유입 효과도 노렸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최대 교역 거점인 단둥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총 길이 3026m 교량으로 지난 15일 공식개통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나지 않은 채 돌아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측에서는 권력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9월 전승절 참석을 계기로 베이징을 찾은 이후 1년 1개월 만이자 집권 후 6번째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만남을 위해선 방중 일정을 늘리고 베이징으로 전용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시 주석은 베이징에 머물면서 26~29일 열릴 제20기 5중전회를 앞두고 있다. 시 주석이 20기 5중전회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베이징을 떠나 단둥으로 직접 이동해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급하게 진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퍼진 자신의 사망설을 일축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군사분계선(MDL)남측 지역에서 북한군 지뢰 폭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뢰 폭발사고 한달여만인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고 국제사회와 공조를 시작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일정이 끝난 이후 하루 뒤에야 보도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의 주요행사에 동행해왔던 큰 딸 김주애 동행여부는 보도하지 않았다. 또한 김 위원장이 단둥 버스공장을 방문하고,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귀국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