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野 대권주자 급부상… "당 통합" 외치며 광폭 행보
2심 무죄 '사법 리스크' 완화
보수야권 재편 구심점 전망
한동훈과 연대 가능성 대두
'최장수 대표' 장동혁과 경쟁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2심 무죄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아직 최종심이 남아있지만 보수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다시 떠오르면서다. 오 시장은 무죄 선고 직후 "당 통합"을 외치며 진영 내 영향력을 키우는 한편, '소(小)통령' 서울시장으로서 성과를 보이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견제하면서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장 대표는 25일 기준 취임 425일을 맞아 이준석 전 대표 재임기간(424일)을 넘기면서 2020년 당명 변경 후 최장수 당대표 기록을 세웠다.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2심 무죄 선고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 24일 국회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보단 단합·통합된 모습일 때 국민 여러분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갈라진 당을 하나로 뭉치는 구심점이 되겠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생각이 조금 다르고 철학이 다른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중도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장동혁 대표 리더십으로는 2028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당내 인사들의 전망이 적지 않다. 이들 사이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소구력이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한 오 시장이 그 대안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제명으로 구심점을 잃은 비당권파 의원들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특히 장 대표의 거취 표명을 요구해 온 비당권파지만, 한 의원에 대해서는 거리를 둬 온 의원들이 오 시장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친(親)오세훈계로 분류되는 조은희·김재섭 의원은 2심 선고 직후 축하 메시지를 냈을 뿐 아니라, 2심 재판이 열린 서울고법 현장에는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권영진·엄태영·조은희·조정훈·박수민·서명옥·이상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참석했다.
오 시장과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한 의원도 오 시장의 '무사 생환'을 환영했다. 한 의원과 오 시장 등 합리적 보수 이미지의 인사들이 보수 세력의 범위를 넓혀야 다음 정권 탈환까지 노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장 대표와 같은 강경 보수 인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힘을 갖추려면 연대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의원은 KBS일요진단에서 오 시장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며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 함께 힘을 합치고 가야할 분"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내년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 시장과 장 대표, 한 의원 간의 노선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당권을 잡게 되는 당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는 만큼 역할이 지대하다. 당장 오 시장은 서울시장이고 한 의원은 무소속 신분이기 때문에 출마할 수 없지만 이들을 구심점으로 하는 인사들 간의 대리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8년 총선 이후는 2030년 대권을 바라보며 세 인물 간의 격전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최장수 당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장 대표의 리더십이 안정적인 것은 결코 아니어서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는 야권의 분열상을 수습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고 직후 오 시장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추모 행사에 이어 진관사 국행수륙재, 감사의 정원 앞 행사, 국회 행사까지 그야말로 '광폭 행보'다. 대권 가도에 올라탄 모습에 더불어민주당도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이다.
손명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 시장을 향해 "여론조사 대납 무죄 판결로 환호할 때가 아니다"며 한강버스 의혹을 띄웠다. 그는 "선박 제조사 선정 과정의 조작 의혹에 이어, 서울시 내부에서조차 '분산된 하도급 구조로 공정지연과 비용증가, 품질 미흡 등 총체적 부실'로 평가한 문건이 확인됐다"며 "시민의 안전보다 시장의 치적을 앞세웠다는 것, 사업을 주관한 서울시가 책임 있는 관리·감독은커녕 업체에 끌려다녔다는 것이 다름 아닌 서울시의 내부 평가다. 오 시장은 연일 드러나는 의혹에 대해 언제까지 모르쇠로만 일관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