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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무덤이라더니"...10분만에 8만석 매진, 하노이 뒤흔든 빅뱅[동남아 돋보기]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11> 동남아 K팝 중심지 떠오른 베트남
빅뱅, 월드투어 도시 중 동남아 유일 하노이서 2일 공연
티켓값 한달 월급에 맞먹어도 10분만에 8만석 매진
굿즈도 예상 물량 초과해 부족 사태까지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빅뱅이 첫 곡 '판타스틱 베이비'를 열창하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빅뱅이 첫 곡 '판타스틱 베이비'를 열창하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하노이, 산상쯔어(준비됐나요)?"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하노이 첫날, 멤버 대성이 이같이 외치며 분위기를 달구자 장내 4만여 명의 팬들이 노란 응원봉 '뱅봉'을 흔들며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습니다. 이번 빅뱅 월드투어 중 동남아 지역 중 유일하게 2일간 진행된 하노이 콘서트는 첫날 '판타스틱 베이비'로 포문을 열며 시작했습니다. 이후 '루저(LOSER)', '블루(BLUE)', '거짓말', '하루하루', '배드보이(BAD BOY)', '이프 유(If You)' 등 히트곡을 비롯해 최신곡인 'BBIG'과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 멤버별 솔로곡까지 30곡이 넘는 세트리스트로 하노이 팬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멤버 태양이 링가링가를 비롯한 솔로곡을 열창하고 있다. VP뱅크 제공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멤버 태양이 링가링가를 비롯한 솔로곡을 열창하고 있다. VP뱅크 제공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지드래곤이 기타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칠 때 찾아왔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함성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공연이 막을 내린 뒤에도 팬들은 발길을 돌리지 못한 채 "돌아보지 말고 떠나가라…"라며 '하루하루'를 연이어 합창했습니다. 이들의 뜨거운 함성에 감동한 빅뱅은 다시 무대 위로 걸어 나와 '붉은노을'을 비롯한 앵콜곡으로 화답하며 환상적인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이날 관객들은 별도의 한국어 자막이 없었음에도 30곡 전곡을 완벽한 떼창으로 소화하며 국경을 뛰어넘은 빅뱅을 향한 뜨거운 애정과 굳건한 팬심을 증명했습니다.

콘서트가 열린 하노이 시내는 온통 '빅뱅 특수'로 들썩였습니다. 미딘 국립경기장 일대는 공연 전후로 그랩(Grab) 호출 비용이 평소의 3~4배까지 치솟았고 극심한 교통 대란이 빚어졌습니다. 경기장에서 불과 500m 거리에 위치한 쉐라톤 호텔은 이미 전 객실이 예약 마감되었습니다. 36세의 열성팬 흐엉 씨는 현지 매체인 노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티켓 구입비를 포함해 이번 콘서트 관람에만 1억 동(약 512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습니다. 100만동(약 5만3000원)에서 1050만동(약 56만원)에 달하는 티켓 가격은 베트남의 한 달 평균 임금과 맞먹는 고가임에도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주최사인 VP뱅크와 카르파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 10분 만에 이틀간 총 8만 석이 전석 매진되었습니다.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멤버 대성이 날봐 귀순을 비롯한 솔로곡을 열창하고 있다. VP뱅크 제공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멤버 대성이 날봐 귀순을 비롯한 솔로곡을 열창하고 있다. VP뱅크 제공

이날 기자가 만난 현지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사연 속에는 국경을 넘어선 빅뱅을 향한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빅뱅 초창기 시절부터 팬이었다는 20대 직장인 미씨는 "학창 시절의 힘든 순간을 모두 빅뱅과 함께 보냈다"라며 "이번 콘서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콘서트에서 쓰이는 한국어 표현들을 따로 연습해 왔다"고 웃어 보였다. 특히 지드래곤(GD)에 대해 "단순한 가수나 래퍼를 넘어 패션과 문화를 이끄는 아티스트이자, 한 인간으로서 깊이 존경스럽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슬프면서도 신나는 곡인 '거짓말'과 '하루하루'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날린다며 남다른 '덕심'을 드러냈다.

2015년 한국 어학연수 시절 유학을 통해 빅뱅을 처음 알게 됐다는 20대 직장인 민씨는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자신들만의 음악과 춤을 오롯이 선보이는 실력파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았다. 이어 "태양의 멋진 음색을 가장 좋아한다"며 "어느 한 곡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빅뱅의 모든 노래를 사랑한다"고 전했다.

대학 입학 후 한국 문화를 접하며 본격적으로 팬이 되었다는 30대 직장인 화씨는 "지금껏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다는 점에 매료됐다"며 "'뱅뱅뱅'이나 '마지막 인사'처럼 중독성 강한 반복 후렴구가 들어간 곡들을 들을 때마다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빅뱅이 인기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VP뱅크 제공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콘서트 2026-2027 인 하노이' 첫날, 빅뱅이 인기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VP뱅크 제공

동남아의 뜨거운 K팝 열기 속에서도 베트남은 그간 저조한 티켓 파워 때문에 K팝 공연 시장의 '무덤'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경제 성장과 소득 증대에 힘입어, 베트남은 이제 K팝 시장을 이끄는 거대 마켓으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이날 빅뱅 굿즈는 주최 측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완판되며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공동 주최사인 카르파의 윤휘 대표는 "베트남 경제의 고속 성장에 따라 현지 관객들의 티켓 파워가 비약적으로 커졌다"라며, "베트남 정부 역시 문화·관광 산업의 파급효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공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남아 돋보기]는 글로벌 공급망과 외교·안보의 핵심 요충지로 부상한 동남아시아의 주요 현안과 비하인드 뉴스를 현지에서 생생하고 깊이 있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email protected]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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