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쌓인 시간, 민화에 담긴 염원…박찬우·정재은 2인전
사진·민화 20여점에 담은 기억과 염원
내달 10~22일 포럼앤스페이스서 전시
[파이낸셜뉴스] 돌과 서가를 찍은 사진, 복과 장수의 상징을 담은 민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가 열린다.
26일 예술 플랫폼 아르콘에 따르면 사진작가 박찬우와 민화작가 정재은의 2인전 '사물에 말을 걸다'가 오는 11월 1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포럼앤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사진과 민화 20여점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매체로 사물에 깃든 시간과 기억, 염원을 살핀다.
박찬우는 2009년부터 전국에서 돌을 수집해 'Stone' 연작을 이어왔다. 스튜디오 수조에서 물과 함께 촬영한 뒤 돌을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는다. 흰 여백 위에 놓인 돌의 형상에서 오랜 시간의 흔적을 포착한다.
'기억흔적(Engram)' 연작은 백과사전의 단어를 겹쳐 촬영하는 작업에서 출발해 책장과 공간으로 대상을 넓혔다. 서재와 그릇장 등에 놓인 사물을 더하고 옮기고 빼며 이미지를 백 번 넘게 중첩한다. 사물은 흐릿한 잔상으로 남아 기억이 쌓이고 사라지는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에는 책거리 형식을 빌려 일상의 사물과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한 화면에 담는다.
서양화를 전공한 정재은은 순지와 옻지, 분채의 질감과 색에 매료돼 한국화로 작업을 넓혔다. 이번에는 '일월오봉도'와 '책가도'를 선보인다. 해와 달, 다섯 봉우리, 책과 기물 등 전통 도상을 바탕으로 색을 겹겹이 쌓는다.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왕이 앉는 자리 뒤에 배치한 궁중회화로, 왕의 권위와 왕조의 영속을 상징했다. 정재은은 전통 도상을 현대적인 색채와 구성으로 풀어내며 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종이나 비단 뒷면에 색을 칠해 앞면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배채법을 응용한다.
전시 서문을 쓴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박찬우의 사진에서 겹쳐진 이미지가 드러내는 시간에, 정재은의 민화에서는 전통 이미지가 전하는 긍정의 정서에 주목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시 기간 휴무 없이 운영한다.
송지민 아르콘 대표는 "두 작가 모두 평범한 사물을 단순한 소재로 바라보지 않고, 그 안에 깃든 기억과 의미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