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매입임대 제3자 문의 기록…2회 땐 매입 중단
'제3자 상담내역 등록제' 시행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아닌 브로커 등이 같은 물건을 두 번 이상 문의하면 매입 절차가 멈춘다.
26일 LH에 따르면 새 제도의 대상은 매입임대 물건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다. 매도신청인이나 해당 건물의 설계사·시공사가 아닌 외부 기관 관계자, LH 퇴직 임직원 등이 특정 물건의 정보 공개나 상담을 요구하면 담당 직원은 이를 공식 기록으로 시스템에 남겨야 한다. 지금까지는 부패행위가 드러난 뒤 신고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이번 제도는 브로커 등의 알선·청탁을 처음부터 걸러내 매도신청 단계의 불법을 미리 막는 데 무게를 뒀다.
등록된 문의는 매도신청인에 대한 2단계 제재로 이어진다. 제3자 문의가 처음 접수되면 LH는 곧바로 매도신청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주의' 문자를 보낸다. 다시 같은 일이 생기면 감사 청구나 매입 중단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담긴다. 같은 물건에 대한 제3자 문의가 2회 이상 되풀이되면 LH는 부정청탁이 의심되는 사례로 판단한다. 이 경우 감사실에 감사를 청구하고,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물건의 매입 절차를 멈춘다. 영문을 모르는 매도신청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런 내용은 앞으로 매입임대 사업 공고문에도 명시한다.
LH는 그동안 청탁 등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물건을 매입심사에서 빼고, 계약을 해제하며, 10년간 매입을 제한해 왔다. 매도신청인이 업무 단계마다 진행 상황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절차 공개도 넓혔다. 매입 여부를 정하는 심의 방식도 올해 3월 바꿨다. '통과'나 '제외'만 정하던 투표 방식에서, 입지·가격·설계 등을 항목별 점수로 매기는 계량평가 방식으로 전환해 심의의 객관성을 높였다. 이번 등록제는 부정행위 발생 요인을 사업 초기 단계부터 없애기 위한 후속 조치다.
LH가 이처럼 매입임대 투명성 강화에 나선 것은 신축 매입임대 물량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약정을 맺은 신축매입임대는 5만3,771가구로, 2023년(9,253가구)의 약 6배에 달했다. 정부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2026∼2027년 수도권 신축매입임대 7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브로커 개입의 폐해는 법원 판결로도 확인됐다. LH 인천지역본부에서 매입임대 업무를 맡았던 전직 간부는 2019∼2021년 브로커에게 금품을 받고 보안 1등급인 내부 감정평가 자료를 16차례 넘긴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 브로커는 미분양 주택을 LH에 팔려는 건설사들을 연결해 주고 29차례에 걸쳐 수수료 99억원 상당을 받거나 약속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병용 LH 주거복지본부장은 "이번 제도 시행을 통해 매입임대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브로커나 외부 청탁을 철저히 차단하고, 매도신청인이 불법적인 유혹이나 피해 없이 정당하고 공정하게 매입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공주택 매입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투명한 행정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