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리서 15% 녹았다" 미장 복귀했다가 '1350원 환율'에 직격탄 맞은 서학개미
[파이낸셜뉴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증시로 향한 개인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겹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주 대신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미장 투자자)들의 경우 손실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49억582만달러(약 6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1월(50억299만달러·약 6조62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아직 이달 거래일이 남아 있는 만큼 연중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세를 바탕으로 국장으로 복귀하는 듯했던 서학개미들은 6월부터 다시 순매수로 전환한 뒤 꾸준히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 매수를 늘리기 시작한 시점이다.
지난 6월 달러당 1550원을 넘어섰던 환율은 7월 말 144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어 8월에는 1360원대, 9월에는 1350원대까지 떨어졌으며 이달 들어서는 1320원대로 내려와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 주가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달러를 원화로 환산한 자산 가치가 줄어들어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 6월 환율이 1550원일 때 미국 주식에 투자한 경우, 현재 환율 변동에 따른 원화 환산 손실률은 약 14.8%다. 당시 원화 10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해 투자했다면 주가 변동이 없더라도 현재 원화 환산 가치는 약 852만 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집중된 미국 반도체 레버리지 ETF의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손실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는데, SOXL은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로 이달 들어 43.5% 급락했다.
SOXL의 이달 순매수 규모가 33억5377만달러(약 4조4400억원)로, 전체 미국 주식 순매수액의 약 68.4%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해당 기간 ETF를 매수한 투자자라면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가치가 반토막 났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율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을 기존 1350원에서 1320원으로 30원 하향 조정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뿐 아니라 환율 변동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환차손이 수익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